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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에 힘 보태겠다… 1주기 전국 사찰서 타종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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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에 힘 보태겠다… 1주기 전국 사찰서 타종행사"

입력
2015.03.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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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총무원장 실종자 가족 만나

23일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 10여명이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방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나 "정부의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을 위해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는 불교계가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조계종 제공
23일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 10여명이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방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나 "정부의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을 위해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는 불교계가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조계종 제공

“스님,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프고요. 은화가 아직도 바다 속에서 기다립니다. 엄마가 꺼내 주기를….”(세월호 실종자 단원고 조은화양 어머니)

떨리던 목소리가 흐느낌으로 변했다. 23일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 10여명이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방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났다. 지난해 실종자 수색이 종료된 후 인양 계획조차 수립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절망과 절실함, 바다에 남겨진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 발길을 이끌었다. 아직 유해조차 찾지 못한 세월호 참사 실종자는 단원고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학생과 단원고 양승진 교사, 권재근씨와 아들 권혁규군, 이영숙씨 등 9명이다.

1년 전 참사 날 이후 시간이 멈춰 있는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다시 종교의 도움을 찾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자승 스님에게 “정부의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을 위해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는 불교계가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조양의 어머니는 “아이의 물건을 볼 때마다 아직 데려오지 못한 죄책감, 미안한 마음에 살 수가 없다”며 “우리 힘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부탁 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또 “내 아이, 내 가족을 보기 전에는 죽을 수도 없고 무엇이라도 해봐야겠다는 심정으로 실종자 가족들이 1인시위를 하고 있는데, 바라는 것은 오직 유해라도 수습해 실종자 가족이 아닌 유가족이 되는 것”이라며 “저녁이 되면 아직도 아이가 문을 열고 ‘엄마’하고 들어 올 것 같다”고 했다.

실종자 허다윤양의 어머니는 “여전히 그날에 갇혀 참사의 한 가운데에 살아가고 있는데 세상은 이제 그만 잊고 조용히 추모하라고 한다”며 “내 자식이, 내 가족이 차디찬 바다 속 세월호에 갇혀 있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우리에게 너무나 가혹한 말”이라는 말을 잇다 복받쳐 울음을 터트렸다. 가족들은 “인양을 하려면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6월까지 앞으로 정부가 말하는 골든타임도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달라는 차원에서 타종을 했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아버지 권재근씨와 함께 실종된 권혁규군의 이모인 베트남인 판녹한씨가 23일 가족들을 대표해 자승 스님에게 노란 리본 배지를 선물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개신교와 천주교 단체도 찾아 도움을 호소할 계획이다. 조계종 제공
아버지 권재근씨와 함께 실종된 권혁규군의 이모인 베트남인 판녹한씨가 23일 가족들을 대표해 자승 스님에게 노란 리본 배지를 선물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개신교와 천주교 단체도 찾아 도움을 호소할 계획이다. 조계종 제공

무거운 표정으로 이를 듣던 자승 스님은 “참사가 오늘로 340일이 지났는데 큰 상처와 아픔을 담고 계신 것을 이해하고, 종교인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세월호 인양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양이 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불교계뿐 아니라 종교계가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회국장 각평 스님 역시 “종단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자승 스님은 “참사 1주기가 되는 4월 16일에 전 사찰에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타종을 통해 아픔을 같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가족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아픔을 충분히 함께 느끼고 있다”며 “여러분의 마음들이 하루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마음 굳건히 하시고 건강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면담 말미에는 베트남인인 실종자 혁규군 이모가 가족들을 대표해 자승 스님에게 노란 리본 뱃지를 달아줬다. 스님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단주를 걸어줬다.

조계종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이틀 앞둔 다음달 14일 조계사에서 추모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세월호가족협의회는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서명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홈페이지 청원코너(petition.sewolho416.org)에서 할 수 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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