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구속ㆍ2명 불구속
승부조작 미끼 5,000만원 뜯어내기도
국가대표 출신 프로스포츠 선수 등을 상대로 스포츠도박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 돈을 뜯으려 한 전직 선수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갈미수 혐의로 변모(29ㆍ전 프로농구 선수)씨를 구속하고 사기 등 혐의로 염모(32ㆍ전 프로배구 선수), 최모(30ㆍ전 프로배구 선수)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또 협박 혐의로 강모(30ㆍ전 대학배구 선수)씨와 김모(33ㆍ무직)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국가대표 출신 프로 농구선수 A(30)씨에게 16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과거 불법 스포츠도박 사실을 알고 있으니 2,000만원을 달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부터 용인시청에서 공익근무 중인 변씨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독거노인 등에게 공무원을 사칭해 접근, 기초생활수급비 700만여원을 편취한 혐의로 올해 1월 입건된 바 있다.
함께 구속된 염씨와 최씨는 2012년 승부조작 사건으로 프로 배구계에서 영구 제명되자 대학배구 선수였던 강씨와 지인 김씨에게 접근, “승부조작 사건을 벌이려는데 자금이 필요하다. 현직 배구선수 C(27)씨도 함께 이 일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해 2,500만원씩 모두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염씨는 현직 배구선수 B(30)씨에게 “난 승부 조작해서 2년 살다 왔는데 너도 들어가야지”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상습적으로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배구 승부조작 사건 당시 B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변씨는 A씨가 협박에 넘어가지 않자 스포츠 전문 기자 2명에게 A씨와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염씨와 최씨에게 속아 5,000만원을 날린 강씨와 김씨는 현직 프로 배구선수 C씨가 승부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착각, 돈을 돌려달라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말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일부 프로 선수에게 협박성 문자메시지가 오고 있다는 내용의 수사의뢰를 받아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다만 이들이 승부조작을 시도하거나 스포츠도박에 가담한 혐의점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ㆍ현직 프로 선수들의 협박 피해가 더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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