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주식형 펀드 5400억 유입
평균 수익률 5.83% 양호한 성적
중국 본토·유럽에 자금 집중
분리과세 등 다양한 절세 혜택
투자국 환율 유의, 쏠림 투자 피해야

직장인 이정균(30)씨는 최근 국내금융자산의 20%를 해외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 저금리 저성장 등으로 국내투자만으로는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아예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씨는 “처음이라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자산 일부라도 고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해외투자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1%대로 접어들며 더 이상 은행 예ㆍ적금만으로 수익을 얻기 힘들어진데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서긴 했지만 여전히 박스권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최근 일반인들의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2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4조329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해외주식형펀드에는 5,403억원이 유입됐다. 특히 최근 상승세가 가파른 중국 본토(4,020억원)와 유럽(2,750억원)으로 자금이 집중됐다. 정은영 대우증권 갤러리아센터 PB는 “초저금리에 원화가 약세인 지금 국내에만 투자하는 것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게 바람직하다”며 “금리인상이 기대되는 미국이나 양적완화를 실시한 유럽 혹은 신흥국 등에 투자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주식형은 수익률에 있어 양호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638개)의 평균 수익률은 5.83%(3월 23일 기준)를 기록했고, 최근 3개월(7.94%ㆍ이하 23일 기준), 6개월(9.30%), 1년(19.66%) 동안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나라 및 지역별로는 최근 1년 기준 중국본토(67.52%), 인도(45.83%), 일본(34.35%), 친디아(중국과 인도ㆍ24.69%) 순으로 높았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유럽은 지금 당장 지표가 좋지 않더라도 정책적 측면에서 모멘텀이 있기 때문에 지수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중국도 하반기에 있을 선강퉁(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를 연결) 등 자본시장 개방으로 인한 상승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투자는 국내투자와는 달리 다양한 방법으로 절세혜택도 누릴 수 있다. 직접투자를 통한 분리과세 효과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설정된 펀드로 투자하면 종합소득세에 포함되는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하지만, 해외직접 투자는 분리과세가 가능한 양도소득세(22%)만 내면 된다. 직접투자에 자신이 없다면 증권사에서 출시한 해외주식투자 랩이나 신탁을 활용할 수 있다. 이 또한 매매차익에 대해 분리과세가 적용돼 양도소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해외펀드에 가입하면 과세이연 효과도 볼 수 있다. 연금저축계좌는 한해 4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이 계좌를 통해 해외펀드에 가입하면 펀드 수익에 대한 과세를 연금수령 때까지 미룰 수 있다. 이때 세금은 배당소득세(15.4%)보다 세율이 낮은 연금소득세(3.3~3.5%)로 과세한다.
하지만 해외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환 헤지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연간 10% 이상의 고수익을 내는 채권 혹은 주식이라 하더라도 투자대상국의 환율이 약세를 보이면 실익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서정석 IBK투자증권 PB는 “상품명 옆에 UH가 붙어 있으면 환 헤지가 없는 것이고, H만 있으면 환 헤지가 된다는 뜻”이라며 “신흥국에 투자할 때는 환 헤지를 하지 않는 것을, 선진국의 경우엔 반대로 환 헤지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쏠림 투자도 주의해야 한다. 정은영 PB는 “2007~2008년에 중국투자 붐이 일어 투자편중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는데 당시 중국에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투자했던 사람들은 그만큼 피해가 컸다”며 “위험분산차원에서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여러 나라에 골고루 자산을 배분해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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