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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가보는 티베트 고원] 분노한 신들의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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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가보는 티베트 고원] 분노한 신들의 안식처

입력
2015.03.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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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민둥산과 어우러진 암드록쵸 호수의 풍경이 평온하다. 암드록쵸는 바다가 융기해 형성된 염호(鹽湖)로, 옥색 물빛이 아름다워 '터키석 호수'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김성태 제공 /2015-03-22(한국스포츠경제)
완만한 민둥산과 어우러진 암드록쵸 호수의 풍경이 평온하다. 암드록쵸는 바다가 융기해 형성된 염호(鹽湖)로, 옥색 물빛이 아름다워 '터키석 호수'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김성태 제공 /2015-03-22(한국스포츠경제)

‘한국스포츠경제’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느림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김성태의 티베트 인문지리 기행서‘티베트에 美치다’를 발췌해 연재한다. 그는 3,000km가 넘는 히말라야 산맥이 거대한 울타리를 이룬 티베트 고원을 종단했다.

해발 4,000~5,000m의 ‘하늘길’, 신장공로는 전인미답의 험로다. 계곡과 산 능선을 따라 용의 꼬리처럼 구불구불 멋진 곡선을 그리며 아슬아슬하게 나있는 도로를 힘겹게 오른다. 해발 4,990m의 캄발라 고개 정상에 오르니 타루쵸(오방색 깃발)와 룽다(불경을 적은 깃발)가 반갑게 맞는다. 나부끼는 타루쵸 깃발 사이로 전갈모양으로 길게 누워 있는 옥빛의 암드록쵸 호수가 그림처럼 내려다보인다. 자줏빛 산과 짙푸른 하늘, 흰 뭉게구름, 옥색 물빛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전망대와 연결된 호수 오른쪽의 완만한 민둥산은 정상을 뒤덮은 타루쵸로 마치 하늘 위 꽃밭 같다.

‘터키석의 호수’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물빛이 아름답다. 암드록쵸가 ‘분노한 신들의 안식처’로 불려서 그런지 인간의 범접을 시샘하듯 바람이 거세다. 저 멀리 시선 끝에 잡히는 호숫가로 엷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무거운 침묵 같은, 알 수 없는 신비로움이 내 몸을 감싼다.

암드록쵸는 ‘산 위의 목초지’란 의미로 해발 4,441m의 고지에 있는 티베트에서 세 번째로 큰 염호(鹽湖)다. 바다가 융기해 생긴 짠물의 호수로, 조개, 암모나이트 등의 화석이 발견된다. 길이 130km, 너비 70km, 면적 638만㎢에 총둘레 250km의 거대한 호수다. 호수는 9개의 섬을 품고 있다. 마나사로바, 남쵸, 라모라쵸와 함께 티베트의 4대 성호(聖湖)로 꼽힌다. 바람이 잦아 그런지 호수 면은 잔물결 하나 없는 유리알이다.

늑대도 물리친다는 티베트 토종견 짱아오. 김성태 제공 /2015-03-22(한국스포츠경제)
늑대도 물리친다는 티베트 토종견 짱아오. 김성태 제공 /2015-03-22(한국스포츠경제)

캄발라고개 정상에는 티베트 토종개인 ‘짱아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게 한 후 돈을 받는 장사꾼들이 있다. 국제애견협회에 따르면 짱아오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개 중 하나로 황색의 희귀순종은 한 마리에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호숫가로 내려와 호수를 옆에 끼고 서북쪽으로 한참을 달리니 오른쪽으로 아이스폴을 연상하는 거대한 빙하군이 산을 타고 흘러내리다 3~4부 능선에 걸려있다. 해발 7,200m에 형성된 카롤라 빙하다. 파르스름한 빛을 띠는 빙하는 주변의 자줏빛에 가까운 갈색의 민둥산과 묘한 색깔의 대조를 이룬다. 강한 햇볕과 온난한 기후에 아직까지 녹아 없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생뚱 맞은 위치에 빙하가 있다. 빙하가 녹은 해맑은 해빙수가 시내를 이루며 암드록쵸로 흘러든다.

카롤라빙하. 김성태 제공 /2015-03-22(한국스포츠경제)
카롤라빙하. 김성태 제공 /2015-03-22(한국스포츠경제)

카롤라 빙하는 불과 몇 십 년 전만해도 빙하가 도로변 밑까지 이어져 있었다. 지구 온난화와 난개발에 따른 공해, 관광객의 증가 등으로 인해 해가 갈수록 빙하 크기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암드록쵸를 벗어나니 지평선 끝을 향해 일직선으로 이어진 도로 양 옆으로 바둑판 같은 초록의 들판이 끝없이 이어진다. 조그만 마을 앞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담벼락 아래서 티베트의 아낙네가 우리의 막걸리와 비슷한 티베트의 토속 술인 ‘창’을 권한다. 출처=‘티베트에 美치다’(포토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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