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이상 장기펀드 성과로 판단
인기 펀드에 묻지마 투자 삼가야
요즘 젊은층에서 인기를 끄는 스마트폰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 ‘아만다’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앱으로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는 말의 줄임이다. 회원들의 신상을 보증하지 않았던 기존 앱들과 달리 ‘아만다’는 수십 명으로 이뤄진 검증단의 필터링을 거쳐 대상을 소개한다. 앱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가입 신청을 하면 기존 이용자의 평가를 통해 평점 3.0을 넘어야 문을 열어주는 식이다. ‘아만다’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앱의 이름처럼 아무나 만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펀드에 투자할 때도 ‘아만다’가 필요하다. 단기적인 성과가 좋다고 해서 혹은 누군가가 추천을 한다고 해서 아무 펀드나 만나서는(투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국내 펀드 시장에는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3,489개(2015년 3월 19일 공모펀드 기준)나 있다. 이들 펀드 중에 시리즈 펀드나 유형(클래스)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1,000개 이상의 펀드들이 남는다. 이 많은 펀드 속에서 우리가 아무 펀드나 만나지 않기 위해선 검증을 거친 펀드를 찾을 필요가 있다.
먼저 검증이 된 펀드를 만나려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를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단골 음식점에 가는 이유는 맛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검증된 음식은 주방장이 만든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자산운용사는 요리를 만드는 주방장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검증된 펀드는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서 나온다.
그럼 어떤 자산운용사가 검증되어 있는 것일까. 어떤 자산운용사가 좋은지 알아보는 것은 생각만큼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펀드 투자설명서와 운용보고서를 통해 펀드의 운용철학과 전략이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자. 3년 이상의 장기 펀드성과를 바탕으로 꾸준하고 일관성 있게 운용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3개월 이내의 단기적인 성과는 잠시 좋아 보일지 몰라도 3년 이상 꾸준한 성과를 내는 것은 자산운용사의 명확한 운용 철학과 전략 없이는 굉장히 어렵다. 일관성 없이 매매 회전율이 너무 높아 포트폴리오를 자주 바꾸는 펀드나 펀드매니저가 자주 바뀌는 자산운용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추가로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선택한 펀드를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펀드가 검증된 펀드라는 말은 아니다. ‘2014년 투자자신뢰도 및 펀드이용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판매사 직원권유(41.5%)와 주위 사람의 권유(23.9%)로 펀드에 가입하는 경향이 매우 짙다.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 10명 중 6명은 주위 권유로 펀드를 선택하는데, 이는 아무 펀드나 만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론 권유를 받을 때 꼼꼼하게 따져 볼 수 있겠지만, 따져볼 수 있는데 권유를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선택 받은 펀드를 살펴보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펀드에 투자하면서 아무 펀드나 만나 별다른 노력 없이 무작정 수익을 얻으려고 하면 안 된다. 펀드가 잘 운용되는지, 비슷한 운용방식의 펀드와 비교해볼 때는 어떤지 등 자신이 투자한 펀드에 대해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바람직하다. 적금은 제때 돈을 넣고 만기를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돈만 넣는 게 전부가 아니다. 추가로 관심과 노력이 차곡차곡 들어가야 한다. 이런 것들이 뒷받침되어야 더 검증된 펀드, 새롭게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찾을 수 있는 선순환적 투자가 가능해진다.
똑똑한 투자자라면 ‘아무 펀드나 만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펀드 투자할 때 검증된 펀드를 찾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하고 관심을 기울이자.
박형주 펀드온라인코리아 투자교육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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