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7국
백 송태곤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8 지금 흑이 중앙 부근에 한 수 더 두면 백돌을 다 잡을 수 있지만 대신 백도 상변을 크게 집으로 굳히게 된다. 그게 싫어서 이세돌이 먼저 좌상귀에 1로 붙여서 상대의 응수를 물었다. 백이 8로 고분고분 받아 주는 건 너무 굴욕적이므로 송태곤이 2로 젖혀 반발하자 이세돌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바로 3으로 끊었다.
이렇게 되면 4부터 8까지 서로 외길수순인데 여기서 이세돌이 9, 10을 교환한 다음 11로 단수 상태인 흑돌을 살려낸 게 일리 있는 응수타진이다. 백이 참고1도 1, 3으로 돌려 치면 상변 흑 다섯 점을 잡을 수 있지만 대신 중앙 흑집이 너무 커진다.
송태곤이 12로 반대쪽을 끼워서 다시 변화를 구했다. 이때 흑이 참고2도 1, 3으로 두는 건 4로 잇기만 해도 다음 응수가 마땅치 않다. 그래서 이세돌도 13, 15로 반발했고 이후 16부터 20까지 두 선수가 서로 상대의 의도를 거스르며 제 갈 길을 고집했다. 결국 백이 중앙 흑을 잡고, 흑이 상변을 차지하는 엄청난 바꿔치기가 이뤄졌다. 부분적으로 백이 약간 이득을 봤지만 그동안 흑이 워낙 유리했기 때문에 아직도 전체적인 형세는 흑이 한 발 앞섰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