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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등록 앞둔 통도사 잘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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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등록 앞둔 통도사 잘 보존해야"

입력
2015.03.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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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4년 중생계도ㆍ굵직한 불사 활성화… ‘국지대찰’ 위상 제고

신불산 케이블카 “모노레일ㆍ전기자동차 도입하고 환경기금 조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을 앞둔 통도사의 수행환경과 자연환경을 잘 보존해나가야 합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 ‘불 법 승’ 삼보사찰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추앙 받는 불지종찰(彿之宗刹), 통도사의 드넓은 경내는 평일에도 수많은 불자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대웅전 뜰에 선홍색 홍매화가 만개한 지난 17일 오후 주지실에서 만난 통도사 원산 주지스님은 “통도사가 우리나라 조계종 사찰 7곳 중 가장 먼저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록됐다”며 “646년 자장율사께서 개산한 이후 1369년 동안 주위의 산을 지키고 수행해 온 아름다운 전통을 더욱 견고히 이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원산스님은 지난 2011년 5월 주지 취임 이후 왕성한 불사와 중생계도로 영축총림 통도사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국제템플스테이관 건립과 통도사 앞 초산유원지 부지매입을 비롯해 불교계 최초인 요양병원 건립을 주도했으며, 동국대 등에 대한 발전기금 기부 등 굵직한 불사들이 다 그의 손을 거쳤다. 국제템플스테이관의 경우 본관이 80% 완공된 상태에서 숙소동은 농지허가문제 해결을 앞두고 있으며, 통도사 요양병원은 양산시 하북면 순지리 172-2번지 일원 대지 5,971㎡ 건축면적 1,180.42㎡, 연면적 5,500.35㎡에 지하 1층 지상 4층 200병상 규모로 올해 말 개원을 목표로 공사가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다.

매년 3월 충남 논산 호국연무사에서 시행하는 4,000여명의 훈련병을 대상으로 하는 수계법회도 국지대찰(國之大刹ㆍ나라에서 가장 큰 절) 통도사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다.

오래 전부터 ‘만인동참 만일염불회’를 주관하고 있는 스님은 “요즈음도 매월 보름이면 백련암에서 법문을 펴고 있다”며 “내 나이(세랍) 93세가 돼야 만일염불회가 끝이 나 주지에서 물러나더라도 할 일이 엄청나다”고 환하게 웃었다.

원산스님은 그러나 요즈음 통도사는 물론 울산지역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신불산 케이블카 문제가 나오자 정색을 했다. 최근 울산시와 울주군이 지역경제 활성화 및 관광산업 진작을 위해 신불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 하자 통도사와 지역 환경단체가 환경파괴 우려 등을 이유로 강력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스님은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지주 3개를 박으려는 지역은 수목 수령이 100년 가까운 8~9 생태등급지대”라며 “통도사의 청정수행환경 및 낙동정맥으로 이어지는 보호지역 보존을 위해 훼손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전국 20여개의 관광용 케이블카 가운데 흑자가 나는 곳은 설악산 권금성과 통영미륵산 단 두 곳뿐으로, 600억원 가량의 국가예산을 투입해 ‘안되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행정을 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의 등산을 위해서라면 신불산 임도에 전기자동차를 도입하거나 모노레일을 놓으면 해결될 일”이라며 “케이블카 설치예산 587억원을 아름다운 자연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누릴수 있도록 ‘신불산 환경은행’이나 ‘신불산 환경기금’으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통도사는 이달 말 국회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케이블카 차단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원산스님은 최근 전반적으로 국내경제가 불황을 겪고 있는 데 대해서도 “5만원 지폐가 나온 후 현금이 금고 속으로 사라지고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현상이 가중돼 경제가 어렵다”며 “국민들이 뜻을 같이 해 돈이 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우주가 내 집’이라는 세계일화(世界一花)사상을 강조하면서 우주의 모든 생명체는 하나의 가족(不二) 이자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생태계와 자연환경을 보존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설파했다.

오는 5월말로 주지 임기가 끝나는 원산스님은 “돈도 명예도, 필요한 게 무엇이 있겠느냐”

며 “중생계도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원산스님은 한 때 통도사 백련암에서 3년 무문관(문을 걸어 잠근 채 문밖으로 나가지 않는)

수행을 하기도 했던 선승으로,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과 승가대학 강주, 벽련화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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