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LG와 PO 3차전 승리
챔피언 결정전 진출 1승 남아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은 지난 20일 창원 LG와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패한 뒤 “차라리 지금 잘 졌다”며 선수들을 다그쳤다. LG 데이본 제퍼슨이 퇴출된 첫 경기여서 모비스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승리한 1차전에서도 모비스 양동근은 “우리가 잘 했다기보다 6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른 LG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 보였다”고 말했다.
모비스가 모처럼 정규리그 우승 팀다운 경기력으로 3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 앞선 두 시즌에도 챔프전까지 올라 우승했던 모비스는 한국농구연맹(KBL) 사상 처음으로 3연패에 도전중이다. 모비스는 22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86-79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나간 모비스는 남은 2경기 가운데 1승만 더 보태면 챔프전에 올라간다. 2승1패로 앞선 팀은 역대 17차례 중 15번(88.2%)이나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반면 제퍼슨 퇴출 효과로 똘똘 뭉쳐 2차전을 극적으로 잡았던 LG는 3차전에서야 제퍼슨의 공백을 실감해야 했다.
모비스 박구영은 고비마다 3점슛 5개를 터뜨리는 등 17점을 넣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용병 리카르도 라틀리프도 25점과 17리바운드의 ‘더블더블’로 힘을 보탰다. 모비스는 라틀리프와 아이라 클라크, 문태영을 앞세워 제퍼슨이 없는 LG의 골밑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LG가 크리스 메시와 김종규로 상대하기는 버거웠다. 공격 리바운드를 장악하며 시종일관 여유 있는 리드를 지켜 나가던 모비스는 3쿼터 5분 여를 남기고 56-36. 20점 차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LG는 4쿼터 중반 김시래와 유병훈, 문태종의 3점포를 앞세워 종료 3분여를 남기고 6점 차까지 추격해봤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플레이오프 통산 42승(32패)째를 거둬 전창진 전 부산 KT 감독(41승33패)을 제치고 플레이오프 최다승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 유 감독은 경기 후 “쉽게 끝날 줄 알았는데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막판에 무더기로 실수를 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몸을 낮췄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24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벌인다.
한편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에서는 정규리그 3위로 챔프전에 진출한 청주 KB스타즈가 통합 3연패에 도전하는 춘천 우리은행을 78-73로 제압하고 이변을 예고했다. KB스타즈의 용병 쉐키나 스트릭렌은 무려 38점을 넣고 리바운드도 16개를 걷어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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