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라인파이프 덤핑에는 무혐의 예비판정
미국이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산 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계속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7일 고려제강과 동일철강이 수출한 한국산 PC강선(콘크리트 작업 중에 매설하는 직경 2~8㎜의 고강도 강선)에 54.19%의 반덤핑관세 지속 부과 판정을 내렸다. 상무부는 “반덤핑 조치를 종결하면 향후 덤핑 수출이 재발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미국은 2004년 1월 건축자재인 한국산 PC강선에 35.64∼54.19%의 반덤핑관세를 처음 부과한 뒤 ‘시행 중인 반덤핑 규제는 최대 5년 이내 타당성을 재심의 해야 한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일몰재심’ 규정에 따라 2009년 54.19%의 관세를 유지한 바 있고, 이번에 다시 심의했다.
아메리칸 스프링 와이어, 인스틸 와이어 프러덕트, 스미덴 와이어 프러덕트 등 미국 제조업체들은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인도, 멕시코, 태국 등 5개국의 PC강선 제조사들을 덤핑 수출 혐의로 미국 상무부와 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해 반덤핑 규제를 끌어냈었는데, 이번에는 이들 5개국 외에 일본까지 포함됐다. 반덤핑관세 부과는 오는 6월 자국 산업의 실제 피해 여부를 조사한 뒤 확정된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16일 상계관세 예비판정에서 넥스틸과 세아제강이 수출한 한국산 라인파이프(기체나 액체의 배관, 도관 등 수송용으로 이용되는 강관)에 대한 상계관세율을 미소마진(덤핑 마진이 2% 이하인 경우)인 0.47%와 0.52%로 판정했다. 사실상 덤핑이 없었다고 본 것이다. 불법 보조금 규모가 전체 매출액의 1% 이하로 판단되면 미소마진으로 인정해 상계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판정은 7월 상무부 최종판정과 9월 ITC 최종판정을 거쳐 확정된다.
무역협회는 “상무부가 예비판정에서 미소마진 판정을 내리고도 최종판정에서는 번복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사례가 있어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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