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2일 문화상품권 사이트를 해킹한 뒤 7억7,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조작해 이를 게임머니 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중국인 해커 진모(2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진씨가 해킹한 상품권으로 구입한 게임머니를 매매한 중간판매책 황모(33)씨를 구속하고 또 다른 게임머니 유통상인 국모(3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진씨는 2013년 4~7월 피해 상품권 업체 사이트를 해킹한 뒤 휴면회원 879명의 상품권 금액정보를 1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80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7억7,000여만원어치로 둔갑시켰다. 진씨는 이 상품권을 활용, 사전에 해킹 등으로 확보해 놓은 게임 아이디 1,400여개의 게임머니를 충전했다. 게임머니 충전은 별도의 개인정보 확인 없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요구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 진씨는 이 아이디들을 중간판매책인 황씨에게, 황씨는 이를 다시 국씨에게 재판매했고, 국씨는 최종적으로 일반 게임이용자들에게 돈을 받고 유통시켰다.
조사결과 진씨는 서버 게시판에 몰래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하는 악성코드 ‘웹셀’을 심어 관리자 권한을 취득해 상품권 정보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013년 8월 피해 업체 신고로 자금 흐름 추적을 통해 지난해 10월 황씨를 먼저 검거했다. 이후 황씨의 메신저 대화 내용으로 진씨의 신원을 파악해 놓았다가 한국에 있는 어머니가 사망해 보험금 수령을 위해 입국한 진씨를 붙잡았다. 진씨는 중국에서 컴퓨터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2년간 서버관리 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진씨가 사용한 대포계좌에 2013년 3~9월 사이 145억원이 입ㆍ출금된 것을 파악했다”며 “유학생이나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불법 환전이 있던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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