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숨은 주차공간 확보" 아이디어 봇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숨은 주차공간 확보" 아이디어 봇물

입력
2015.03.22 15:56
0 0

이웃과 나눠 쓰면 주차요금 적립, 대문·담장 허물기 참여하면 지원금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 주택가. 모처럼 가족 나들이를 다녀온 김모(43)씨는 몇 바퀴째 동네의 골목길을 돌아야 했다. 차 댈 곳이 없어서다. 30여 분 빙빙 돌던 김씨는 결국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가서야 주차할 곳을 찾았고, 힘겨운 주차전쟁을 마칠 수 있었다.

주차공간이 비좁은 서울의 주택가에서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는 장면이다.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하루하루가 거의 전쟁과도 같다. 그러다 보니 불법주차로 긴급차량의 통행이 원활하지 못해 화재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거나 주차와 관련한 이웃간 갈등까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한 주택가에선 주차 갈등으로 인한 다툼을 벌이던 A(42)씨가 이웃집 자매 2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서울의 자치구들이 주택가 주차문제의 해법 찾기에 나섰다. 광진구는 시설물의 주차장을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놀고 있는 땅을 주차장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주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구는 학교나 대형건물 등 주차면수가 3면 이상인 건물에 인근 주민이 유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부설주차장 개방’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주차장을 개방해줄 경우 구가 시설 개선 공사비로 최고 2,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주차장 운영수익금은 전액 사업자에게 돌려준다. 또 토지소유주가 활용하지 않는 나대지를 주차장으로 만들 경우 조성비용을 구에서 부담하고 토지소유주에게는 운영수익금과 재산세 중 1가지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도봉구도 주차장 야간개방 사업을 벌여 참여하는 건축물에 대해서는 주차장 시설 개선비를 지원하고 있다.

강동구는 이웃 주민과의 주차장 공유를 통해 주차 공간 확보에 나섰다. 구는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해 자신이 쓰는 주거지 주차 공간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 동안 이웃과 함께 나눠 쓰면 주차요금의 70%를 포인트로 적립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구는 또 담과 대문을 허물어 주차장을 설치하는 주택에는 최대 1,750만원을 지원한다. 담 허물기에 참여하는 주택이 50% 이상인 골목은 도로를 다시 포장해주거나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서초구는 주민 스스로 이면도로의 자투리 주차 공간을 찾도록 하는 ‘거주자 우선주차구획 발굴사업’을 벌이고 있다. 스스로 자투리 주차공간을 찾은 서초구민에게 이 공간을 1년간 우선 배정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성북구는 SH공사에서 관리하는 임대아파트 부설주차장의 유휴 주차공간을 인근 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공영주차장을 건립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예산이 투입이 되는데 주민들에게는 당장의 주차 공간이 필요하다”면서 “짧은 시간에 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