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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화의 길 위의 이야기]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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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화의 길 위의 이야기] 쓰레기

입력
2015.03.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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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면서 쓰레기양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종량제 봉투를 잔뜩 사다놓아도 금세 다 써버렸다. 병, 통, 상자, 비닐 같은 재활용 쓰레기가 많아서 그걸 모아두었다가 일주일에 한 번 내다버리는 것도 고역이다. 음식물 쓰레기도 마찬가지다. 먹는 걸 배우려면 상당히 많은 음식이 버려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 알아서 먹지 못하기 때문에 분유를, 세 끼 밥과 간식을 챙겨주다 보면 먹는 것보다 버리는 양이 많았다. 매주 한 번씩 트럭이 와서 쓰레기를 실어간다. 작은 아파트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양이다. 공사장에서나 보는 커다란 집게 달린 차가 동원된다. 쓰레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가 많다는 얘기다. 소비를 통해 자기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너도 나도 생활과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오늘도 지갑을 열 것이다. 어느 책에선가 그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얘기를 읽은 적이 있다. 요즘은 카드 명세서를 보면 그 사람의 소비 패턴이 훤히 보일 것이다. 어떻게 살아가는지 금세 눈에 들어올 것 같다. 실제 카드 회사에서 그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의 소비 패턴을 일목요연하게 도표로 보여주고 분석해준다. 그런데 도시 생활자의 패턴이 저마다 얼마나 다를까 싶다. 쓰레기에서도, 카드명세서에도 기계적이고 일률적인 삶의 패턴을 유지하느라 피곤해진 사람들의 얼굴이 보일 것 같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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