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직 유지… 대외활동 전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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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오너 일가의 맏형인 최신원(63ㆍ사진) SKC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동안 그룹의 장자로서의 위치에 관심을 보인 행보에 비춰보면 석연치 않다.
SKC는 20일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열어 최신원 회장과 박장석 부회장, 정기봉 사장의 3인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정기봉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등기이사 3년 임기가 만료된 최 회장과 매제인 박 부회장은 등기임원을 사임하고 각각 회장과 고문만 맡는다.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셈이다.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형으로 SK그룹을 만든 고(故) 최종건 창업주의 장남이다. 선친 타계 후 삼촌인 고(故) 최종현 회장이 그룹을 물려 받으며 그룹의 경영권은 사촌인 최태원 회장에게로 넘어갔다. 이후 최신원 회장은 그룹 주력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변방인 SKC와 SK텔레시스, SK솔믹스, SK코오롱PI 등을 맡아 독립 경영해 왔다.
SKC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뀐 것을 최 회장의 사임 배경으로 들었다. 더불어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등기 임원이 보수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자본시장법이 개정된 것도 최 회장 사퇴에 영향을 줬다는 의견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최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급여와 상여금을 포함해 25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그룹 내에서는 바쁜 대외 활동을 퇴진 이유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현재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 상표디자인협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다음달 유력시되는 경기지역 상공회의소 연합회장까지 맡으면 직함만 10개에 이른다.
하지만 최 회장의 퇴진은 그동안 SK네트웍스와 SKC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며 경영권에 애착을 보인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그룹을 만든 선친이 처음 창업한 선경직물이 바뀐 회사여서 부친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사들였을 뿐 경영권 강화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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