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결합 상품 열세 극복 위해 주식 맞교환 방식 지분 49.44% 취득
SKT "당장 합병 안한다" 밝혔지만 시장 대응 위해선 합병할 가능성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이 유선통신업체인 SK브로드밴드를 지분 100% 보유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합병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20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주식 맞교환 방식을 통해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지분 50.56%를 보유하고 있으나 앞으로 주식 맞교환 방식을 통해 잔여 지분 49.44%를 마저 취득할 방침이다. 주식 교환 비율은 1 대 0.0169주이며, 교환을 원치 않는 SK브로드밴드 주주는 5월6일부터 26일까지 주당 4,645원에 주식매수청구를 신청할 수 있다. 교환 대상인 SK텔레콤 주식은 총 247만주로, 교환가 기준 약 7,056억원 규모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이유는 달라진 통신시장 때문이다. 과거 통신시장은 이동통신 위주였으나 최근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TV(IPTV) 등 유선통신을 이동통신과 묶어서 판매하는 결합상품이 시장의 판세를 좌우하고 있다.
특히 IPTV의 경우 케이블TV 마저 위협하며 미디어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IPTV 서비스의 보유 여부가 통신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미디어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문제는 경쟁업체인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일찌감치 합병을 통해 유ㆍ무선 통신상품을 모두 다루는 반면 SK텔레콤은 그렇지 못해 결합상품 시장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완전 자회사 편입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이 발빠르게 내놓는 유무선 결합상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완전 자회사 편입을 추진한 것”이라며 “시장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양 사가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 자회사보다 합병하면 더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KT와 LG유플러스가 합병해 유선과 무선통신이 한 몸으로 움직이는 것을 감안하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역시 시기의 문제일 뿐 합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합병을 전제로 완전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식 매수 대금 등 비용 문제 등으로 당장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의 전신인 하나로텔레콤을 2008년 매입 당시 주당 1만1,900원에 인수했는데 현재 SK브로드밴드의 주가가 5,000원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합병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양 사의 주식 교환은 5월 6일 SK텔레콤 이사회와 SK브로드밴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여기서 승인을 받으면 6월9일 주식 교환이 마무리되며, SK브로드밴드는 같은 달 30일 상장 폐지된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