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1cm 최단신 두산 박성민
KIA 시범경기 깜짝 등판해 호투
올 시즌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 키는 182.7㎝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즌 전 10개 구단의 628명을 조사한 결과 작년에 이어 180㎝를 넘는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kt의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는 208㎝나 된다. 두산의 장민익(207㎝)보다 1㎝ 크다. 반면 삼성 외야수 이상훈은 171㎝로 최단신이다. KIA에서 뛰던 유격수 김선빈(165㎝)이 상무에 입대해 타이틀 주인공이 바뀌었다.
두산 박성민(23)은 이상훈과 마찬가지로 키가 171㎝다. KBO가 발표한 ‘최단신 듀오’ 중 한 명이다. 휘문고-연세대 시절에는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일본 프로야구로 눈을 돌리면 야쿠르트의 오가와 야스히로를 쏙 빼닮았다. 2013년 센트럴리그 신인왕과 다승왕(16승4패ㆍ평균자책점 2.93)을 휩쓴 오가와의 키도 역시 171㎝다.
박성민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에 갑작스러운 등판을 해야 했다. 선발 이현승이 1회 1사 후 강한울이 친 강한 타구에 왼 손가락을 맞아 투구를 이어갈 수 없게 된 것이다. 등번호 106번의 박성민은 몸도 채 풀지 못했지만, 코칭스태프의 호출을 받고 곧장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프로에 입단한 뒤 잠실구장에서 처음 던졌다. 워낙 상황이 긴박해 긴장할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다.
예상과 달리 프로야구 최단신 투수는 호투를 보였다. 상대 3번 브렛 필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4번 나지완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5번 최희섭을 유격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2회에도 이범호, 김원섭, 신종길 등 KIA가 자랑하는 타자들이 박성민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날 그의 성적은 최고 시속 142㎞의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던지며 1.2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준비 없이 등판하고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남겼다.
두산 관계자는 “박성민은 1군 전지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2군 대만 캠프에서 마무리로 뛰며 독보적인 성적을 남겨 김태형 감독이 테스트 차원에서 1군으로 불렀다”며 “몸쪽 직구를 과감히 꽂아 넣는 배짱을 갖추고 있다. 1999~2003년 우리 팀에서 뛰며 통산 4차례 홀드왕을 차지한 차명주의 투구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호평했다.
박성민도 경기 후 “국내 투수 가운데는 차명주 선배님을,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오가와를 좋아한다”며 “영상을 보며 연구했다. 따라 하다 보니 스피드도 140㎞ 중반 대까지 나오게 되더라”고 웃었다. 그는 이어 “TV로 보던 선배들과 같은 운동장에 있다고 생각하니 신기하더라. 중간 투수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LG를 4-2로 꺾었다. SK는 수원에서 kt를 8-4로 제압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NC는 창원에서 삼성을 3-2로 눌렀고 롯데는 대전에서 한화를 13-2로 완파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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