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다산은 노래했다, 비자림 속 그곳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다산은 노래했다, 비자림 속 그곳을

입력
2015.03.20 18:04
0 0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

정민 지음

글항아리 발행ㆍ367쪽ㆍ1만9,000원

백운동 별서 정원 초입. 동백숲과 비자나무숲 사이 오솔길을 따라 들어간다. 글항아리출판사 제공
백운동 별서 정원 초입. 동백숲과 비자나무숲 사이 오솔길을 따라 들어간다. 글항아리출판사 제공

전남 강진에는 유서 깊은 정원이 숨어 있다. 근 400년 전 이담로(1627~?)라는 선비가 월출산 남쪽 기슭의 백운동 계곡에 만든 별서 정원이다. 별서는 은거를 목적으로 살림집에서 조끔 떨어져 경치 좋은 곳에 지은 거처를 가리킨다.

한국 전통정원 하면 흔히 담양 소쇄원을 떠올리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답다. 동백나무와 비자나무 숲 속 오솔길을 따라 깊숙이 들어간 곳에 터를 잡았는데, 시냇물을 끌어들여 아홉 구비 물길을 내고 정자를 짓고 대나무, 소나무, 매화, 모란 등 나무와 꽃을 심어 가꿨다. 특히 마당을 안아 흐르는 유상구곡은 민간 정원으로는 이 곳에만 남아 있다.

조선시대 차문화를 연구하면서 강진을 자주 오간 한문학자 정민 한양대 교수가 백운동 별서 정원의 모든 것을 정리했다. 공간 구성과 풍치, 유래와 역사, 이곳을 지켜온 역대 주인들, 백운동을 다녀간 문인들의 글과 자취, 차문화 산실로서 백운동의 위상을 차례 차례 소개한다. 조선시대 문집과 역사 자료 등 각종 문헌에서 관련 기록을 수집해 인문서 겸 자료집으로 책을 썼다. 백운동 12경을 노래한 다산의 연작시 등 100편이 훨씬 넘는 시문을 모두 싣고 주요 전적 자료와 문물을 빠짐없이 소개했다. 옛그림과 컬러사진도 많이 넣어서 보는 맛을 더했다.

잡초가 무성한 채 황량하던 백운동 별서 정원은 2008년부터 강진군이 복원 정비에 나서면서 제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별서 정원의 여러 공간을 유구와 옛기록에 근거해 복원했다. 한국전쟁 이후 다시 지어 살림집으로 쓰던 낡은 본채를 헐고 중건하는 일과 화단 조성, 주변 공간의 정리와 진입로 정비만 남았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