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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400명 규모 댓글부대 운영해 여론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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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400명 규모 댓글부대 운영해 여론조작

입력
2015.03.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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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온라인 공간에 친(親)정부 성향의 게시물을 작성하고, 댓글을 다는 ‘사이버부대’를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19일 최소 400명으로 구성된 일종의 러시아 사이버부대가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온라인에 친정부 성향 글을 쓰는 정치 공작이 최근 몇 년간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유명 뉴스 웹사이트나 트위터, 라이브저널 같은 소셜미디어에 여러 계정을 사용해 주로 우크라이나 정부나 서방에 비판적인 댓글을 달거나 푸틴에게 우호적인 게시물을 작성하면서 여론을 조작했다.

사이버부대 활동은 은밀한 곳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독립매체이자 러시아 지역신문인 모이 라이온에 따르면 이들은 대외적으로 자신들을 ‘인터넷 리서치 대행사’로 소개했다. 사무실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고, 책임자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란 식당 주인인데, 그는 이곳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지인이다.

사이버부대서 ‘댓글 알바’를 해 본 적이 있다는 제보자는 러시아 라디오 리버티와의 인터뷰에서 “12시간 근무 동안 나는 같은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이 쓴 게시물에 126개, 일반인들이 올린 글에 25개의 댓글을 달았고, 10개의 게시물을 블로그에 올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최근 살해 당한 반(反)정부 인사 보리스 넴초프 사건과 관련된 일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 전에 넴초프 살해 사건은 측근에 의해 이뤄졌고 이는 러시아에 혼란을 주기 위한 도발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임무였다”고 말했다.

사이버부대는 댓글을 조작한다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블로그에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게시물뿐 아니라 여행 요리 애완견 같은 일상생활 관련 게시물을 함께 올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러시아 노바야 가제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부대 소속으로 확인된 아이디 ‘tuyqer898’는 자신의 블로그 프로필에 “내 이름은 타티아나고 나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과, 여행 예술 영화에 관심이 많다”고 적혀 있다. 댓글 알바생들은 대개 평범한 주부나 반미 감정을 품은 시민인척 한다고 모이 라이온은 전했다. 사이버부대는 이외에도 낮 근무자는 적어도 700자 이상, 밤 근무자는 1,000자 이상의 게시물을 작성해야 한다는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게시물 본문에 그래픽을, 제목에 핵심 키워드를 포함시키는 것도 의무다.

언론인이자 러시아 전문가인 페테르 포메란체프는 우크라이나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온라인 정치 공작의 목적은 대중들의 견해를 바꾸기 보다는 혼란스럽게 하는데 진짜 목적이 있다”며 “러시아 정부는 인터넷 공간을 직접 검열하진 않지만 음모와, 루머를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여론에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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