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석유화학 기업에 천문학적 투자 논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자선단체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이 2013년이후 각종 환경오염을 유발했던 다국적 석유화학 기업들에 수십억 달러의 돈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게이츠재단이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 등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 등 왕성한 사회운동을 벌여왔던 점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20일 가디언이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의 2013년도 세금내역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재단은 정유업체인 엑손모빌과 BP 등은 물론 브라질의 철광석 채광 기업인 발레 등에 약 14억달러(약1조5,700억원)를 투자했다. 특히 재단은 전세계에서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200위 순위 안의 기업들 중 35개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무분별한 원유 채굴과 광산 개발 등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비판 받고 있다. 엑손모빌만 하더라도 미국 뉴저지에서 수십 년 간 운영한 정유시설이 해당 지역을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오염시켜 약 89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전력이 있다. BP는 2010년 걸프만에서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를 냈고, 발레는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환경과 인권을 유린하는 기업’으로 악명이 높다.
이에 따라 가디언은 16일부터 석유화학 기업에 대한 재단의 투자자금 회수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미 약 9만5,000명의 시민들의 지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국제사회의 빈곤과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기부해왔던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이 석유화학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과거에도 수단 내전에 연루된 기업의 주식을 모두 매각하거나 담배 회사에 대한 투자는 금지한 적이 있다.
다만 재단 측은 “재단의 모든 투자 결정은 별도의 자산관리업체인 어셋 트러스트가 전담하고 있다”면서 석유화학 기업의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식 논평을 거절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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