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사상 첫 '겨울 월드컵' 확정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이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인 12월 18로 결정됐다. 동시에 월드컵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겨울 월드컵’ 개최도 확정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이 같이 결론을 내렸다. FIFA 대변인은 이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을 카타르의 국경일인 12월 18일에 치르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어“FIFA 집행위위원회는 대회 기간이 28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개막일은 집행위원회가 끝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결승전 날짜는 FIFA 카타르월드컵 태스크포스의 회장인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제안했고, 집행위원들이 이를 받아들였다.
카타르는 2010년 중동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월드컵을 유치했다. 하지만 이후 끊임없는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카타르가 과연 최대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를 주최하기에 마땅한 곳이냐는 논란이 4년 내내 이어졌다. 특히 섭씨 최고 50℃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무더위는 카타르의 발목을 잡았다. 카타르는 종전 대회처럼 6월과 7월에 대회를 개막한다는 조건으로 대회 유치에 성공했지만, FIFA는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철회할 것을 강요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FIFA는 지난달 11월과 12월로 대회 개최 시기를 옮겨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유럽 축구클럽들이 자국 빅리그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거세게 반대했다.
결과적으로 카타르 월드컵 개최 시기는 이해관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2022년 11월 말로 결정됐다. FIFA가 언급한 28일의 대회 기간을 고려하면 개막일은 11월 21일 내외가 될 전망이다. 28일은 종전 대회보다 4일 가량 줄어든 기간이다. 선수 차출로 인한 각 리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이 12월 23일 열렸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FIFA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전통적인 경기 날짜인 12월 26일 ‘박싱데이’를 위해 결승전 날짜를 앞당겼다.
FIFA와 카타르가 넘어야 할 마지막 벽은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아스날 등 명문 구단들이 속한 유럽클럽협회(ECA)와의 합의다. ECA는 지난달 “유럽 리그들이 월드컵 겨울 개최에 따른 손실을 버텨낼 수 없을 것”이라며 유럽 클럽들에 손해에 대한 배상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ECA가 주장하는 배상액이 1억5,000만파운드(2,482억)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셸 플라티니(60ㆍ프랑스) UEFA 회장은 이날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결승전 날짜를 12월18일로 정한 것은 좋다. UEFA에도 괜찮은 일정이다. 챔피언스리그 일정에 대한 어떤 변화도 수용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다만 플라티니 회장은 “월드컵 겨울 개최로 인해 통상 그 시기에 열리던 4개의 국제경기(A매치)가 영향 받을 수 있다”며 “FIFA가 각국 축구협회를 위해 국제경기 일정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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