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폴란드 거장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영웅’
폴란드의 지휘 거장 안토니 비트가 2012년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 이후 두 번째로 서울시립교향악단 무대에 오른다.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안토니 비트의 베토벤 영웅’이 연주된다. 안토니 비트가 엘스너 ‘백공(白公) 레셰크 서곡’과 베토벤 ‘영웅’ 교향곡을 들려주며, 우크라이나 출신의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발레리 소콜로프가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1971년 카라얀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안토니 비트는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 함부르크 북독일 방송교향악단, 취리히 톤할레,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 몬트리올 심포니,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 세계 각국의 주요 교향악단을 두루 지휘했다. 소콜로프는 이번이 서울시향과의 두 번째 무대로 2013년 첫 협연 당시 부드러우면 서도 농밀한 음색과 뛰어난 테크닉으로 격찬을 받았었다. (02)3700-6334
상반기 최대 화제 두다멜 내한공연
올 상반기 클래식 음악계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구스타보 두다멜과 미국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25~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두다멜은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시스템인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최고 스타로 2004년 구스타프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2009년 이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부임했다. 당시 나이는 28세로 60대도 젊은 지휘자로 불리는 클래식계에서 대단한 파격이었다. 이후 LA필하모닉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이끌면서 ‘젊은 거장’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2008년 엘시스테마 출신으로 구성된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을 통해 국내에서도 친숙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25일 그의 장기인 말러의 교향곡 6번 ‘비극적’을 선보인다. 이튿날에는 미국 작곡가인 존 애덤스의 ‘시티 누아르’와 ‘가장 미국적인 교향곡’인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차기 상임지휘자 후보로도 거론되는 그의 실력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02)6303-1977
돌아온 낭만발레 ‘지젤’
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이 국립발레단의 시즌 첫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부예술감독 파트리스 바르이 2011년 초연한 ‘지젤’ 안무를 바탕으로 19세기 낭만발레의 무대를 충실히 살려낸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스칼라극장의 의상을 제작하는 브란카토 아틀리에에서 제작한 의상도 섬세하고 우아하다는 입소문이 자자하다. 지젤 역은 김지영, 이은원, 박슬기가 번갈아 맡는다.
25~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7-6181
◆전시
사회적 디자인의 성공 사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산수 놀이책, 병원에 갈 수 없는 산모와 태아를 위한 간이형 인큐베이터, 졸업사진을 볼 수 없는 맹아학교 졸업생을 위해 3D 프린터를 사용해 만드는 입체 졸업앨범. 일반 상품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특별한 이들의 욕구를 맞춤형 물건들로 충족시켜 주는 ‘사회적 디자인’의 성공 사례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개관 1주년을 맞아 기획전시 ‘함께 36.5 디자인’을 열고 있다. 공존ㆍ공생ㆍ공진 세 개 주제 하에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다. 이미 개발된 상품들이 개발, 유통과 활용 측면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배려해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소비뿐 아니라 생산 측면에서도 사회적 약자에게 생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나눔을 시도한 디자인 상품이 소개됐다. 폐자전거를 재가공한 바퀴 달린 책상이나 바퀴시계, 안장을 활용한 옷걸이 등은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노숙자의 아이디어 상품이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라오스 국경 지대 나피아 마을 사람들은 버려진 포탄을 손질해 새로운 장식물을 만들었고 이를 팔아 마을 기반 시설을 지었다. 5월 24일까지. (02)2153-0000
사람 크기 조각으로 재현한 가족의 일상
작은 주택의 문으로 들어서면 먼저 온 손님이 있다. 택배 배달원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각자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다. 어린아이는 구석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고, 살찐 청년은 속옷 바람으로 방에 누워 만화책을 본다. 할아버지는 건넌방에서 인형 눈알을 붙이고 있다. 택배 배달원 역시 택배를 내려놓을 생각은 안 하고 어딘가에 정신이 팔렸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옥상 위에 있는 선녀다. 선녀는 봄볕 아래 서서 무언가를 말하는 듯 마이크를 들고 있다. 햇빛이 쏟아지고 봄이 왔다는 소식을 전하는 듯하지만 택배 배달원 말고는 신경쓰는 이가 없다.
서울 통인동의 한옥을 그대로 사용한 전시공간 ‘시청각’에 잭슨 홍의 실제 인체 크기 조각상이 가득 찼다. 다양한 설치 작품을 통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전시를 해온 ‘오브젝트 메이커’ 잭슨 홍은 전시회 제목 ‘체리 블로섬(벚꽃)’처럼 봄날 이 한옥에 살았을 법한 가족의 이야기를 조각으로 선보인다.
관람객은 조각 인물들 곁에서 이들을 관찰할 수도 있고 가족의 일원인 듯 자연스럽게 머무르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잭슨 홍은 “관객들이 여기 설치된 조각상에 자신을 대입해 자신의 삶을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4월 26일까지. (02)73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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