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면역체계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또는 외부인자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하지만 종양괴사인자(TNF-α) 단백질 양이 과도하게 활성화하면 다양한 면역질환이 발생한다. 만성 자가면역질환인 크론병이 이런 경우다.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은 현재까지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체제인 면역계 과민반응으로 인해 염증이 지속돼 장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하고 있다.
크론병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고 염증과 손상된 조직의 파괴를 늦추는 약물요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과거에는 ▦항염증제ㆍ소염제 ▦스테로이드제제 ▦항생제 ▦면역제제 등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종양괴사인자를 억제, 장 염증을 막는 생물학적 제제(anti-TNF제제)가 각광 받고 있다. 한국얀센의 레미케이드는 단백질의 일종인 인플릭시맵을 통해 크론병 발생 원인물질로 알려진 종양괴사인자에 직접 결합해 증세를 호전시키는 생물학적 제제이다. 레미케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정맥에 직접 투입, 보다 신속하게 인체에 작용해 빠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한국얀센 관계자는 “내원과 동시에 투약이 이뤄질 뿐 아니라 2개월에 1회 병원을 방문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높다”며 “정맥주입방법은 주입시작 직후부터 효과가 발현돼 2주차에 이르면 유의한 증상개선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레미케이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크론병 환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0년 1만2,234명이었던 크론병 환자가 2013년에는 1만6,138명으로 3,904명이 증가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재발률. 크론병 환자의 90%는 소장에 염증 및 병변이 생겨 장 절제술을 할 위험이 높고, 수술환자의 50%는 5년 내 재수술을 하는 등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 문현준 크론가족사랑회 회장은 “크론병은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질환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재발되기 전까지 레미케이드가 보험급여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질환 특수성을 감안해 생물학적 제제를 수술 후에도 예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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