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민병헌은 지난해 사이드암 투수에게 재미를 못 봤다. 우투수를 상대로 타율 3할5푼4리, 좌투수 상대 타율은 3할8푼8리나 됐지만 사이드암 투수에게는 1할6푼7리로 약했다. 2013년만 해도 3할4리였던 상대 타율은 1년 만에 1할5푼 가까이 뚝 떨어졌다.
민병헌은 “옆구리 투수가 던진 공과 내 스윙 궤도가 영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 그는 “제대로 맞았다 싶었는데 파울이 된다. 직구나 커브에는 자신이 있지만 솟아 오르는 공은 도통 보이지도 않는다”며 “상대가 내 약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 또한 나름의 준비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전은 민병헌에게 상당히 중요했다. 이날 NC의 선발 투수는 이태양. 김경문 NC 감독이 “올해 선발 투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사이드암 투수였다. 변함없이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민병헌은 이태양과 5회까지 총 3번의 맞대결을 했다.
결과는 압승이었다. 1회 볼넷, 3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에 이어 5회에도 우전 안타를 때렸다. 2타수 2안타 1볼넷. 누상에 나가 3번 모두 득점을 올린 그는 기분 좋게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민병헌은 19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타석에서 위치를 좀 바꿨다. 최대한 뒤로 빠지면서도 포수 쪽으로 바짝 붙었다”며 “작년까지는 공이 휘기 전에 때리자는 마음이었다. 타석 앞에 바짝 섰는데 그만큼 공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수 쪽으로 붙으면 몸쪽 공을 잘 때릴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그런데 사이드암 투수를 상대로는 확실히 이점이 있는 것 같다”며 “공이 휘거나 솟아 오르는 것도 예전보다는 확실히 잘 보이더라. 아직 멀었지만 일단은 지금의 방법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두산 전력분석팀 관계자 역시 “어깨가 일찍 열리지 않고 배팅했다. 3회 나온 장타는 커브를 끝까지 기다렸다 때린 것”이라며 “사이드암 투수를 좀 더 상대하다 보면 확실한 자신만의 대처법이 완성될 것”이라고 평했다.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