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27ㆍ두산)는 김태형 두산 감독이 평가한 올 캠프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다. 김 감독은 “적극성이 맘에 든다. 찬스에서 과감히 방망이를 휘두른다”며 “발도 빨라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진호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6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19타수 7안타)에 2타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7개의 안타 중 2개가 2루타일 만큼 상무 제대 후 확실히 힘도 붙었다. 하지만 시범경기 들어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18일까지 10타수 1안타, 타율은 1할이었다.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맞대결. 마침내 정진호가 진가를 발휘했다. 붙박이 좌익수 김현수가 휴식 차원에서 결장한 틈을 타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2-3으로 뒤지던 7회말 좌월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바뀐 투수 오른손 문경찬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몸쪽 낮은 커브를 걷어 올렸다. 분위기를 탄 두산은 8회 결승점을 뽑아 4-3으로 역전승했다. 2011년 데뷔 후 처음으로 잠실구장 담장을 넘긴 정진호의 역할이 컸다.
2타수 1안타 2타점으로 경기를 마친 정진호는 “사실 그 동안 너무 조급했다. 시범경기 첫 출전이었던 삼성전에서 잘 맞은 타구가 2개나 잡혔다. 그 때부터 좋았던 밸런스가 흔들렸던 것 같다”며 “7회 선두 타자라 출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히팅 포인트만 제대로 가져가자고 했는데 운 좋게 홈런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64타점으로 퓨처스 남부리그 타점왕을 차지한 그는 “무조건 살아 남는 게 목표다.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면서 “감독님이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강조하시는 만큼 도루도 많이 시도하겠다. 난 보여줘야 하는 선수이고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덧붙였다.
두산 관계자는 “정진호는 쉬는 날인 월요일에도 잠실 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라며 “시범경기가 끝난 뒤에는 실내 연습장에서 타격 훈련을 한다”고 칭찬했다.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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