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국원자력硏 보유 시설
외벽 일부 규모 6.5 지진 못 버텨
가동 20년 만의 내진검사서 적발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도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용 원자로이지만 방사성 의약품 개발 및 비파괴검사 등에 쓰이는 산업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을 맡고 있기 때문에 관련 산업의 차질이 예상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9일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설치된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가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성능이 원자력안전법 기준에 미치지 못해 연구원에 보강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원안위에 따르면 원자로 외벽은 리히터규모 6.5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원자력안전법에 규정돼 있는데, 하나로의 경우 외부 건물 벽체 중 전체 면적의 4.8%가 내진 기준에 미달하는 6.4까지만 견디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원안위는 연구원이 7, 8개월에 걸쳐 보강공사를 완료하면 안전성 확인 후 재가동을 허용할 계획이다.
1995년부터 가동된 하나로는 2004, 2005년 방사능 누출 논란, 지난해 전선 과부하에 따른 화재에 이어 이번 내진 기준 미달까지 겹치면서 안전에 둔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법으로 정해진 내진기준 미달 사실이 원자로 가동을 시작한 지 20년 넘어서야 발견된 것이다.
이번 기준 미달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속 조치로 옛 교육과학기술부가 요구한 내진성능 평가 결과로 확인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설계 당시 컴퓨터기술이 건물 전체에 내진기준을 정확히 적용하기엔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성 강화를 최우선으로 삼아 외벽을 보강하겠다”고 해명했다.
하나로는 지난해 7월부터 이미 가동이 정지된 상태다. 당시 화재 사고를 수습하느라 세운 뒤 이어 8월 계획예방정비(정기검사)를 받았고, 그 직후 내진기준 미달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산업용 방사성물질 이리듐-192의 공급이다. 제품을 손상시키지 않고 내부를 살펴보는 비파괴검사의 필수 재료인 이리듐-192는 국내 수요의 약 70%를 하나로가 직접 생산해왔다. 생산 규모는 약 40억원 정도이지만, 재가동될 때까지 이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연구원은 “1년 정도는 수입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갑상선암 진단과 치료에 쓰이는 방사성물질 요오드-131도 국내 수요의 약 65%(30억원 규모)가 하나로를 통해 공급된다. 연구원은 “요오드-131은 원료를 외국에서 들여와 하나로 장비로 가공해 유통하는 방식이라 공급에 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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