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최대 화두는 인천 전자랜드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의 ‘반란’에 덜미를 잡힌 서울 SK나 반대쪽에서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창원 LG, 고양 오리온스 사령탑들은 “우리도 전자랜드를 배워야 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전자랜드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원주 동부마저 넘어섰다. 전자랜드는 1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 동부와의 원정 경기에서 66-62로 이겼다. 지금까지 36차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것은 27번으로 확률은 75%다.
전자랜드는 정규리그에서 25승29패를 기록해 6위로 플레이오프에 막차를 탄 팀이다. 반면 동부는 1위 울산 모비스(39승15패)와 끝까지 순위 경쟁을 벌인 끝에 2위(37승17패)에 오른 강호다. 전력이나 높이 모두 동부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전자랜드는 ‘양궁 농구’로 ‘동부산성’을 무너트렸다.
전자랜드는 3쿼터까지 47-53으로 뒤졌으나 4쿼터 초반 정병국과 리카르도 포웰이 번갈아 득점에 가세해 종료 6분13초를 남기고는 58-55로 승부를 뒤집었다. 동부는 박지현의 3점슛으로 4분여를 남기고 60-60으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포웰이 자유투 2개를 다 넣어 다시 앞서 나간 반면 동부는 김주성이 종료 2분56초 전에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쳐 분위기가 갈렸다.
기세가 오른 전자랜드는 이어진 공격에서 포웰과 정병국이 연달아 중거리 슛을 꽂아 1분39초를 남기고 66-60으로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 전자랜드는 3점슛 9개를 고비마다 터뜨렸다. 포웰이 21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정영삼도 18점을 보탰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경기 후 “준비한 대로 공수에서 선수들이 잘했다”며 “높이에서 밀리지만 대신 스피드를 살리면 대등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4쿼터에 찬스가 왔다. 선수들이 이기는 방법을 알아가는 만큼 2차전도 기존에 하던 대로 밀고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팀의 2차전은 같은 장소에서 21일 오후 4시에 열린다.
한편 전창진(52) 감독은 부산 KT와의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 전 감독이 KT를 떠남에 따라 비시즌 프로농구팀의 사령탑 이동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농구계는 전 감독이 안양 KGC인삼공사 지휘봉을 잡고, KT는 신선우(59) 여자농구연맹(WKBL) 총재지휘대행이 사령탑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 SK는 계약 기간이 만료된 문경은(44) 감독과 3년 재계약 했다. 연봉은 양자 간 합의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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