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릴 적 한번은 시험 시간에 숫자를 써 놓은 각진 연필을 굴리며 답을 찾았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굴려서 나온 숫자가 정답이길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죠.
이렇게 무작위로 던져 나온 결과를 이용하는 놀이도구가 바로 주사위인데요. 주사위는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매력 때문에 예전부터 여러 게임에 이용됐습니다. 기원전 49년 로마의 영웅 카이사르는 ‘주사위는 던져졌다’란 말을 남기고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미 게임이 시작돼 돌이킬 수 없다는 의미지요. 주사위가 얼마나 오래 전부터 사람들에게 활용됐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주사위는 수학적 비밀을 많이 갖고 있어 수학 문제에도 많이 활용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주사위는 6개 면을 가졌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모양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 입체도형을 만들며 주사위가 될 수 있는 입체도형을 찾아 보도록 합시다. 우선 아이들과 함께 주사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형을 만들어 볼까요?
한 변의 길이가 3㎝인 정삼각형 6개, 정사각형 4개, 정오각형 3개, 정육각형 3개를 두꺼운 종이에 그려 오려 둡니다. 이때 마분지로 된 모눈종이를 이용하거나, 컴퓨터로 모양을 만들어 출력한 뒤 마분지에 붙여 오리면 편리합니다.
먼저 정삼각형 6개를 한 꼭지점에 모아 놓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정사각형 4개, 정오각형 3개, 정육각형 3개도 각각 한 꼭지점에 모아 놓습니다.
이 모양 중 입체 도형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육각형을 모아 놓으면 빈틈이 없는 평면이 만들어지지만, 정오각형을 모아 놓을 경우 빈틈이 생깁니다. 따라서 정오각형 3개를 모아 놓은 것만 입체도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입체도형이 되기 위해서는 한 꼭지점에 모이는 도형이 평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삼각형은 6개, 정사각형은 4개보다 적은 수가 한 꼭지점에 모여야 입체도형을 만들 수 있고, 정육각형만으로는 입체도형을 만들 수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죠.
이제 이 개념을 이용해 여러 모양의 입체 도형을 직접 만들어 볼까요?
한 변의 길이가 3㎝인 정삼각형 32개, 정사각형 6개, 정오각형 12개를 두꺼운 종이에 그려 오려 둡니다. 정삼각형만으로 입체도형을 만들 수 있는 경우는, 정삼각형을 한 꼭지점에 3개 모을 때와, 4개, 5개 모으는 경우로 모두 3가지가 있습니다. 이 3가지 방법을 이용해 주사위를 만들어 봅시다.
정삼각형 3개를 먼저 한 꼭지점에 모아 변끼리 테이프로 붙여 입체를 만듭니다. 그 다음 각 꼭지점에 정삼각형이 3개 모이도록 정삼각형 하나를 더 연결하면 4개 면으로 이루어진 입체도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정사면체라고 부릅니다.
한 꼭지점에 정삼각형이 4개가 모이도록 정삼각형을 연결해 붙이면 8개 면으로 이루어진 입체도형이 만들어집니다. 이는 정팔면체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한 꼭지점에 정삼각형 5개가 모이도록 정삼각형을 연결해 입체를 만들면 정이십면체가 만들어집니다.
이번에는 정사각형만으로 만들 수 있는 입체도형을 만들어 봅시다. 정사각형을 이용해서는 한 꼭지점에 정사각형 3개가 모이게 만드는 1가지 경우만 입체도형이 됩니다. 따라서 정사각형 3개를 한 꼭지점에 모이도록 붙인 후, 다른 꼭지점에도 정사각형 3개가 모이도록 계속 연결해 붙입니다. 그러면 6개의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입체도형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정육면체라 합니다.
끝으로 정오각형만으로 만들 수 있는 입체도형을 만들어 봅니다. 정오각형만으로 입체도형을 만들 수 있는 경우는 한 꼭지점에 정오각형 3개가 모이게 만드는 한가지 방법뿐입니다. 정오각형 3개를 한 꼭지점에 모이도록 붙인 후 각 꼭지점에 정오각형이 3개씩 모이도록 계속 연결해 붙입니다. 이렇게 완성하면 12개의 정오각형으로 이뤄진 입체도형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정십이면체라 합니다.
지금까지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오각형을 이용한 입체도형을 만들어 봤는데요. 이렇게 면이 모두 합동인 정다각형으로 각 꼭지점에 모인 정다각형의 개수가 같은 입체도형을 정다면체라 합니다. 정다면체에는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로 5가지가 있습니다. 이 정다면체들이 바로 우리가 이용하는 주사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정다면체를 주사위로 사용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각 면의 넓이가 같아 각 면이 나올 확률도 같기 때문입니다.
어떤가요? 우리가 늘 사용하던 주사위도 그냥 아무렇게나 만들어지는 게 아니죠? 함께 만들어본 정다면체에 직접 점을 찍거나 수를 적어 넣은 후 게임을 해 보세요. 몇 배로 재미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이주향 소마사고력수학연구소 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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