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850조원 프로젝트' 겨냥, 정보통신기술ㆍ보건의료 진출 확대
2024년 수출 1조달러 달성, '제조업 혁신 3.0 전략'도 공개
19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한 대책 90여개를 쏟아냈다. 정부의 내수 활성화와 구조 개혁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투자, 고용, 생산 등 주요 경기 지표가 무겁게 가라앉아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간만의 호재로 꼽히는 대통령 중동 순방 결과물을 어떻게든 가시적 성과로 이어가 보겠다는 것이다.
대(對) 중동 투자 지원
정부는 해외 투자를 통해 얼어붙은 기업들의 투자심리의 물꼬를 틔어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투자 여건은 나쁘지 않다. 중동 국가들은 최근 석유가 고갈되는 포스트 오일시대를 대비한 신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산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중동 전문조사기관인 ‘미드(MEED) 프로젝트’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의 산업 분야별 프로젝트는 총 7,640억 달러(약 850조원) 안팎에 달한다. 특히 정부는 이들 국가가 중점 육성하려는 정보통신기술(ICT), 보건의료 등은 한국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보건의료산업의 중동 진출 확대를 위해 올 하반기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을 제정하고, 헬스케어 해외 진출을 위한 펀드(1,500억원 규모)도 조성하기로 했다. 유가 하락 등의 결과로 국내 건설 기업들이 중동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5조원대 금융 지원을 통해 해외 건설 및 대형플랜트 수주를 올해 700억 달러에서 2017년 8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외국인 투자 촉진
정부는 또 중동의 오일 머니를 국내 서비스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입지부터 재정, 금융, 세제, 규제완화 등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서비스형 외국인투자지역(외투지역) 지정 요건을 개선해 올해 안에 제1호 서비스업 외투지역을 지정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 입주하는 외국 서비스기업에는 현금 지원과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서비스업에 대한 현금 지원 예산 사업을 신설해 2017년까지 3조원 규모의 유망서비스업(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등) 펀드를 만들어 서비스업 외투기업의 국내 진출에 따른 초기 리스크를 분담해주기로 했다. 현행법상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외투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내년까지 외국인투자 조세감면체계도 개편하기로 했다.
외국계 카지노 자본인 리포&시저스(LOCZ)가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 투자한 복합리조트 조성과 관련, 인근 군부대의 고도 제한에 따른 사업 추진 애로를 해소해주기 위해 군부대 이전 방안과 시기를 다음 달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꼐 새만금지구를 ‘규제특례지역’으로 지정해 현재 20% 이내인 외국인 전문인력 고용 한도를 30%로 확대하고, 출입국 절차도 완화한다.
안전산업 육성 및 제조업 혁신
정부는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안전’도 산업으로 적극 육성한다. 먼저 올해 정부와 주요 공공기관이 에너지, 교통, 항만, 학교 등의 시설물 보수ㆍ보강과 안전진단에 작년보다 17% 늘어난 총 1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안전’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대책도 내놨다. 기업이 안전에 투자한 경우 투자액 공제율을 현행 3%에서 최대 7%로 인상하고, 공제 대상도 확대한다. 이와 함께 안전산업 수요가 늘고 있는 중동, 동남아 등을 겨냥해 기업들의 해외진출도 모색하기로 했다.
총 24조원을 들여 제조업을 혁신해 10년 뒤인 2024년 수출 1조 달러, 제조업 수출 4강 진입을 달성하겠다는 ‘제조업 혁신 3.0 전략’도 공개했다. 먼저 2020년까지 민관 공동으로 1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트공장’ 1만개를 조성한다. 올해 전자업종(삼성ㆍLG) 120개, 자동차(현대차) 100개, 기계(두산ㆍ효성) 50개 등 8개 업종 350여개 협력업체를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20인 이상 중소ㆍ중견기업의 공장 중 3분의 1 가량을 스마트공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세종=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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