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앞 5차로 폐쇄 추진, 반대편 5개 차로에도 버스만 허용
"종로 등 주변도로 정체 극심" 우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의 서측 5차선 도로까지 광장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차로가 절반으로 줄어 광장 우측에 남는 5개 차로 만으로 상ㆍ하행이 이뤄진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국가 상징 광화문광장 조성안’을 국무조정실이 최근 공모한 ‘광복 70년 기념사업 제안’에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시민에게 광장을 돌려주겠다는 취지지만 도심 주요 교통축인 세종대로를 5개 차로나 폐쇄하겠다면서 이에 따른 적절한 교통대책을 내놓지 못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예산 62억 원을 투입, 광화문광장 서측 도로인 세종문화예술회관 앞 폭 20m, 길이 500여m 5차선 도로 메워 광장에 포함시키는 확장 공사를 오는 2017년 말까지 끝낸다는 계획이다. 차량 통행은 반대편인 교보빌딩 앞 동측 도로 5차선을 상행(3차로), 하행(2차로)으로 나눠 운영될 예정이다. 이 도로는 일반 승용차는 다니지 못하는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조성, 16인승 이상 버스만 다닐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광화문광장 최초 설계 당시에도 같은 내용을 검토했지만 교통 정체 우려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시는 이번 조성안과 관련 남대문로(세종로 사거리~숭례문)와 새문안로(미동초~종로1가)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조성한다는 대안을 내놨지만 절반으로 줄어드는 세종대로의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세종대로 교통량이 주변 을지로와 종로에 몰려 도심 정체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최근 광화문 주변 전세버스, 관광버스 증가로 교통 체증이 심화돼 주변 우회도로 활용에 대한 검토와 교통영향평가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교통체계 개편 등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은 잡힌 것이 없고 공모에 당선되더라도 추후 관계기관과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2012년부터 세종문화회관 쪽 세종대로를 보행전용거리로 운영해온 결과 교통 흐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우려도 크다. 강북구 미아동에 거주한다는 직장인 김모(43)씨는 “일 때문에 부득이하게 차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 세종대로 폐쇄는 강북 사람들에겐 큰 부담”이라며 “한산한 휴일에만 해본 세종대로 보행전용거리 운영 경험을 가지고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달 초 서울시 국가 상징 광장 조성안에 대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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