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수요 감소
30년 이상된 노후 주택이 30%
5년 뒤인 2020년부터는 국내 건설의 핵심 업무가 새집 짓기에서 기존 주택의 유지ㆍ보수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급격한 고령화 탓에 주택 매매의 실수요자는 줄어드는 반면, 지어진 지 30년 이상 된 ‘늙은 주택’은 급증하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연 ‘미래 한국 건설산업의 선택, 성장을 위한 부문별 전략’ 세미나에서 이홍일 연구위원은 “주택 거래의 주 고객층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및 빠른 고령화 등으로 매년 신규 주택 수요가 7,000~8,000호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도 현재의 14%에서 2020년 11.0~11.5%, 2030년에는 9.2~9.7%로 하락할 전망이다.
반면 지은 지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은 2020년 이후 총 주택의 3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1990~2000년 건설한 주택이 385만호에 이르는데, 재건축이 가능한 시기(건축한 지 30년)가 되더라도 학군이나 교통이 좋은 서울 강남 등 일부를 제외하곤 수요 부족 탓에 상당수가 노후 주택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금까지는 정부의 재건축, 뉴타운 정책 등에 따라 오래된 건축물이 대거 헐리면서 노후 주택이 9.7%(2010년 기준)에 불과했다.
이처럼 분양 시장은 상당히 축소되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재건축 시장에 편입되지 못하는 낡은 주택들을 보수하는 관리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령 수직증축을 한다든지 리모델링을 하는 소규모, 개인별 수요가 늘 가능성이 크다.
이 연구위원은 “해외에선 이미 신규 주택 건설(42%)보다 기존 주택을 유지ㆍ보수(44%)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건설사들도 시공 시장 축소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는 기업형 주택임대사업과 사회간접자본(SOC)시설물 유지 관리 사업 등으로 부문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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