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제 도입해 입장객 수 제한
생태계 훼손 막고 항구적 보전나서
국내 대표 생태관광지인 전남 순천만의 생태계 훼손을 막고 항구적 보전을 위해 입장객 수가 제한된다.
순천시는 내달 1일부터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찾는 탐방객 수를 하루 1만명으로 제한하고 사전예약제를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습지보호지역인 순천만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생태적 수용력을 고려, 탐방객 수를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2006년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된 순천만은 국제보호조인 흑두루미와 검은머리갈매기를 포함한 230여종의 철새들이 도래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갈대밭과 칠면초 군락, S자형 수로 등이 어우러져 생태 관광객이 즐겨 찾고 있다. 생물학적 가치가 크고 해안생태경관이 빼어나 2008년 6월 명승 제41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람사르습지 지정 이후 탐방객 수가 급증하면서 해안쓰레기가 늘어나고 유입수계의 오염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순천만을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만 155만명, 1일 최다 3만5,000여명에 달해 주말이면 교통체증과 갯벌의 육지화가 진행됐다. 특히 순천시가 자연생태계 보전보다는 지나친 실적에 매몰된 관광정책으로 갯벌생산성이 70% 이상 줄고 생물종 다양성이 감소하는 등 생태계가 급속히 훼손되고 있다는 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심각성이 커지자 지난해 3월 시민단체 주도로 순천만의 지속 가능한 보전을 위한 순천만 습지 보전관리 및 지원사업 등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기도 했다. 순천시도 순천만을 찾는 탐방객 숫자를 줄여서라도 훼손을 막고 영구 보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시는 다음달 1일부터 순천만 입장객 사전예약제 시범 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한 뒤 제도가 정착되면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관람을 원하는 방문객은 방문 하루 전까지 누리집(www.suncheonbay.go.kr)에서 예약을 할 수 있으며, 사전예약을 못한 탐방객은 1만명 미만일 경우 현장에서 접수할 수 있다. 1년 회원권 소지자, 순천만정원과 통합입장권 소지자, 순천시민 등은 예약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 관계자는 “순천만으로 확장되는 도심개발을 막고 주변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정원박람회를 개최했다”며 “탐방객 제한 정책과 다양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전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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