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의 해수찜은 1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곳 해수찜의 강점은 유황성분이 많은 돌과, 갯벌의 미네랄 성분을 품은 청정의 바닷물, 소나무 장작 등 이곳에서만 나는 재료들이다. 하나 덧붙인다면 예전 방식 그대로 재래식으로 바닷물을 데운다는 것.
170년 된 해수찜 방식은 이렇다. 먼저 유황성분이 많은 이 지역의 돌들을 쌓아놓고 소나무 장작으로 가열한다. 이렇게 달궈진 돌을 해수가 든 탕에 넣어 물을 데우고, 뜨거워진 물에 몸을 담그고 찜질을 하는 것이다. 삼못초, 쑥, 뱀딸기풀 등의 약초를 같이 넣어 온천과 약찜의 효능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유황석이 달궈지는 온도는 1,300도, 이 돌로 데워진 해수탕의 온도는 70~80도다. 처음엔 너무 뜨거워 바로 물에 들어갈 수 없어 수건이나 거적 등에 물을 적셔 몸에 적시다가, 적정 온도로 내려가면 몸을 담근다. 신경통 관절염 산후통 등에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아예 방을 잡고 며칠을 해수찜만 하다 가는 손님들도 많다.
해수찜은 몸과 해수의 염도차를 이용해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해수에 녹아있는 각종 이로운 미네랄을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나면 피부가 끈적끈적해 민물로 샤워를 해야 하나 해수찜에 몸을 담그고 나면 오히려 피부가 매끈해지고 탄력이 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함평군 관계자는 “해수와 돌에 포함된 광물질이 고열에 의해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런 화학반응의 결과물이 각종 성인병 예방 및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수찜은 추운 데서 갯일을 하던 어민들이 고안했다고 전해진다. 잠깐 몸을 녹이러 장작불을 쬐다가, 뜨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은 마음에 그 불에 돌을 데워 갯벌 둠벙(구덩이) 속 바닷물에 넣고 뜨뜻해진 물에 몸을 지졌다는 것. 이렇게 해수찜을 하고 난 뒤 몸이 훨씬 가벼워진 것이 소문 나면서 여러 사람이 즐기게 됐고, 해수찜 단지까지 조성된 것이다. 지금은 건물을 짓고 실내에서 찜질을 하지만 돌을 데우는 방식은 예전 그대로다.
함평군은 해수찜을 이용한 관광객 유치를 위해 18억원을 들여 바다목장체험장(해수풀장), 해수온천탕, 해수조형물 등을 올해 말까지 조성 할 예정이다.
함평=박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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