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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대신 영상·메시지로… IS와 소셜미디어戰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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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대신 영상·메시지로… IS와 소셜미디어戰도 후끈

입력
2015.03.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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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영국군 전담조직 창설 운영

콘텐츠 제작 능력서 아직은 역부족

프랑스 반IS 캠페인 영상의 한 장면.
프랑스 반IS 캠페인 영상의 한 장면.

동영상을 재생하자 불길한 음악이 흘러 나온다. 이어 이슬람국가(IS)를 상징하는 검은 깃발이 화면을 채운다. 소년 IS 대원들이 무기를 힘껏 휘두르고 카메라가 참수당한 시체들을 비춘다. 인터넷에 넘쳐 나는 지하디스트 모집 영상이라고 판단한 순간, 화면이 급격히 전환된다. 시리아 아이들이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 사이에서 울고 있는 모습 위로 경고 문구가 등장한다. “당신은 이 땅에서 지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채로 그렇게 혼자 죽게 될 것이다.” 프랑스 정부가 지난달 공개한 반(反) IS 비디오 캠페인 영상이다. 프랑스 테러리즘 분석 센터 관계자는 이를 “지하디스트 그룹과의 커뮤니케이션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IS와의 전쟁이 온라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IS와 반IS 진영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란 가상 전쟁터에서 총알 대신 각종 메시지, 사진, 영상으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프랑스뿐만이 아니다. 영국군도 다음달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능숙한 전문가를 배치한 ‘소셜미디어 부대’를 창설하기로 했다. 폴 로저스 영국 브래드포드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소셜미디어 부대 창설은 영국군의 심리전 활동이 크게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민간차원에서도 IS를 겨냥한 ‘역 선전’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시리아 활동가 2명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유튜브에 IS를 희화화하는 콩트를 올리는 시리아인 유수프 헬랄리(31)씨는 주변 여러 사람들이 IS에 포섭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IS 선전전의 효과를 실감했다. 이후 “두려움에는 웃음으로 맞서겠다”는 생각으로 IS 풍자 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이 만든 영상들은 이런 내용이다. IS의 지도자로 알려진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와인을 마시고, 담배를 피고, 왓츠앱을 통해 소녀들과 셀피를 교환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모로코 출신 외국인 IS 대원이 나타나면 급하게 와인을 치우고 음악을 끈 뒤 ‘이슬람을 위한 순교’를 강조한다. 고개를 끄덕인 대원이 자리를 뜨면 조금 뒤 그의 죽음을 암시하는 폭발음이 들리고, 바그다디는 다시 음악 볼륨을 높이고 와인 잔을 든다. 다소 어설프지만 헬랄리는 “슬랩스틱이 IS의 위선을 공격할 가장 강한 무기”라며 IS의 선전전에 대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세련된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춘 IS의 소셜미디어 전술을 따라잡기는 아직 역부족이다. 역선전 공세를 비웃기라도 하듯 IS는 프랑스 정부가 반 IS 비디오 캠페인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반격에 나섰다. IS는 정부 캠페인 영상의 “시리아에 가면 죽을 것”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시리아에 가면 ‘적들에 의해 행복하게 죽을 것’”이라고 문구만 조금씩 바꿔 재배포했다. 메시지만 다를 뿐 서체까지 똑같아 얼핏 보면 정부 영상이나 IS 영상이나 똑같다. 또 다른 프랑스 지하디스트 단체는 “다시 한 번 샤를리 에브도”라는 영상에서 “프랑스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인 척 하지만 우리 비디오를 검열한다”며 정부 캠페인을 조롱했다.

온라인 전문가인 J.M 버거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구글의 싱크탱크인 구글 아이디어스와 함께 수행한 ‘IS 트위터 센서스’ 보고서에 따르면 IS 관련 트위터 계정은 최소 4만6,000개에서 최대 7만개로 추산된다. 이들은 계정마다 일반 계정보다 많은 평균 1,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트위터는 최근 IS 관련 계정 2,000개를 삭제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버거는 “IS 계정을 완전히 없앤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며 “일일이 들여다보고 찾아내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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