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합니다.”
두산 5선발 이현승(32)이 환하게 웃었다. “어깨도 팔꿈치도 아프지 않아 너무 기쁘다”고 했다. 이현승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공을 던졌다. 20일 예정된 잠실 KIA전 선발 등판에 대비한 불펜 피칭이었다. 직구와 변화구 등 25개의 공을 뿌린 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인 것 같다. 매년 아픈 상태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더 이상 핑계 댈 것도 없다. 왠지 올해는 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규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5선발로 시즌을 맞이하는 소감은.
“내가 5선발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기회가 먼저 주어졌을 뿐이다. 다만 올해가 아니면 선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우리 팀에는 공이 좋은 젊은 투수들이 많지 않은가. 정말 집중해 남다른 해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15일 kt전이 끝나고 코칭스태프의 칭찬이 이어졌다.(이현승은 5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솔직히 아쉽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5회 홈런을 맞고 또 연속 안타를 맞았다. 경기 후 복기를 해봤다. 결국 맞더라도 연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더라. 그래도 볼넷이 없던 점은 고무적이다. 난 강속구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제구가 중요하다.”
-말 한 마디에 절박함이 묻어난다.
“그렇다. 무리해서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 나는 더 이상 핑계 댈 게 없다. 두산에 와서 한 것도 없고 팀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올해는 정말 투수 이현승이 아닌, 특별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까지 어느 정도 성과가 나왔기 때문에 조금 더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행복하다고 했는데, 시즌 전 이런 느낌을 가진 적이 언제인가.
“찾아보기 힘들다. 매년 아팠고, 매년 캠프가 힘들었고, 매년 준비가 신통치 않았다. 아프지 않고 캠프를 마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 다음 등판 때는 70~80개까지 던지지 않을까 싶다. (김태형) 감독님이 투구수 관리를 못 해준다고 하신 만큼 책임감을 갖고 몸을 만들고 있다. 정규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게 꿈이다.”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시즌이지만, 투수조 조장이다. 후배들을 어떻게 다독이나.
“다독이기보다 살아남는 법을 알려준다. 나 또한 경쟁을 통해 살아 남아야 하고, 후배들도 날 뛰어넘어야 하는 입장이다. 솔직히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잘 해줘야 기분 좋은 일 아니겠는가. 시즌 끝까지 경쟁하며 살아남자고 했다.”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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