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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소년 위한 우리말 번역 앱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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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소년 위한 우리말 번역 앱 등장

입력
2015.03.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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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한을 벗어나 남한에 정착한 뒤 일반 고등학교에 입학한 김은철(18·가명)군에게 가장괴로운 일은 또래 친구들과 대화다. 처음 듣는 생소한 남한 언어가 넘지 못할 산이기 때문이다.‘치킨’ ‘서비스’등 외래어는 물론이고 ‘거짓말’‘개구쟁이’등 우리 말 조차도 낯설어 자연 입을 닫게 된다. 북한에서 치킨은 닭유찜, 서비스는 삯발이, 거짓말은 꽝포, 개구쟁이는 발개돌이라고 한다.

언어 격차 때문에 남한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위해 우리 말을 북한말로 자동 번역해 주는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가 등장했다.

제일기획은 18일 탈북 학생들의 언어 정착을 돕기 위해 남한 단어를 북한 단어로 자동 변환해 주는 앱 ‘글동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글동무 앱은 현재 고교 국어교과서 3종에서 뽑은 단어 약 3,600개를 대상으로 단어 풀이를 해주는 일종의 디지털 사전이다.

북한 청소년들이 이해 하기 힘든 단어가 나오면 스마트폰의 앱을 실행시켜 해당 단어를 비추거나 사진을 찍으면 북한 단어와 뜻 풀이가 표시된다. 수록되지 않은 단어에 대해선 바로 신규 등록을 할 수 있어 추후 갱신되는 사전에 반영된다.

앱 개발과정에 탈북자 출신 대학생들이 참여했고, 북한에서 교사나 의사 경력이 있는 전문위원들이 감수를 맡았다. 글동무 앱을 사용해 본 김군은 “교과서는 물론 뉴스, 표지판 등에 나오는 단어들을 일일이 물어보려니 답답했는데 편하게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북한 용어 격차는 탈북 주민들의 정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어서 시급한 해결 과제로 지적돼 왔다. 국립국어원에서 2012년 발간한 ‘탈북주민 한국어 사용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쓰는 단어의 절반 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동무 앱 개발을 기획한 최재영 제일기획 굿컴퍼니솔루션센터 마스터는 “보이지 않는 교과서라는 개념으로 개발했다”며 “남북한 학생들이 서로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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