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스승 신치용 감독 앞에서 엄살
김세진(41) OK저축은행 감독의 ‘엄살’도 신치용(60) 삼성화재 감독에게서 배운 것 일까. 김 감독은 1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신 감독 못지 않게 ‘우는 소리’를 했다. 우승 공약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구단 사무국과 얘기를 해봐야겠는데…”라면서 여유를 보이는 듯 하더니 이어 “우승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내보겠다. 우승하면 레깅스를 입고 여성 5인조 아이돌 가수 EXID의 ‘위아래’ 춤을 추겠다”고 말했다. 다른 팀과 차별화 되는 강점을 묻는 질문에도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댄스 실력이 (다른 팀보다)더 나은 것 같다”며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김 감독과 신 감독만 ‘사제 더비’인 것은 아니다. 신치용 감독과 신영철(51) 한국전력 감독 역시 코치 시절 한 배를 탔던 사이다. 모처럼 제자 2명과 같은 테이블에 앉은 신치용 감독은 “김 감독은 91년 국가대표 코치를 맡았을때 만났고, 신(영철) 감독은 한전 코치일 때 만났다. 지금까지 제가 이 사람들 위에 붙어서 잘 견디고 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신 감독은 “결승전에 어떤 팀이 올지 모른다. 혼자 생각했을 때 이왕이면 나랑 오래한 사람에게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이유는 지더라도 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신영철 감독 역시 “(신치용 감독에게) 사석에서는 스승님이라고 편하게 얘기한다”며 친분을 드러냈다. 김 감독에게도 “코치도 안 거치고 감독으로 성공한 거 보면 신치용 감독님 아래에서 잘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며 높이 평가했다.
여자부에서는 세 팀의 외국인 선수 대결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정철(55) IBK기업은행 감독은 “현대건설전에서는 폴리나 라히모바(35ㆍ아제르바이잔)의 신경을 건드려 성질 나게 만들겠다”며 양철호(40) 현대건설 감독을 자극했다. 양 감독 역시 이에 뒤지지 않고 “폴리의 남자 친구가 한국에 들어와 (폴리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다. 폴리 외에도 우리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기 때문에 아무런 지장 없다”고 맞대응 했다.
이 감독은 이어 서남원 한국도로공사 감독에게 “데스티니 후커(28ㆍIBK)와 니콜 포셋(29ㆍ도로공사)은 같은 미국 선수이고 국가대표”라며 데스티니가 니콜에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규리그 우승 팀인 서 감독은 우승 요인으로 “니콜이 꾸준히 잘해줬다”라고 칭찬하며 “도로공사는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다. 올해 꼭 절실하게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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