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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명물 구상나무 절반 가량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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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명물 구상나무 절반 가량 고사

입력
2015.03.1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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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ha 당 평균 930그루 말라 죽어… 어린나무 생성, 고사목의 28% 그쳐

기후변화 영향이 주요인인 듯

제주 한라산의 대표적 특산종인 구상나무가 사라지고 있다. 이미 전체 구상나무의 절반 가량이 말라 죽은 데다, 어린 구상나무의 생성도 고사목 발생에 비해 28%에 그치는 등 구상나무의 쇠퇴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체계적인 보전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8일 제주도 세계유산ㆍ한라산연구원이 발간한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한라산 전체 구상나무 분포지역을 조사한 결과, 1㏊ 당 평균 구상나무 개체 수는 2,028.3그루였으며 이 가운데 45.9%(930그루)가 말라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상나무를 제외한 다른 수종은 살아있는 나무가 전체 개체 수의 91.0%에 달해 구상나무와 큰 차이를 보였다.

구상나무 고사목 비율은 윗세오름 일대(해발 1,590~1,690m)가 67.2%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 성판악 등산로의 해발 1,800m 일대 65%, 1,700m 일대 60.1%, 영실 등산로(해발 1,630∼1,655m) 39.3%, 남벽등산로 방애오름 일대(해발 1,670∼1,685m) 33.9%, 남벽등산로 백록샘 일대(해발 1,650∼1,680m) 29.8% 등이었다.

전체 고사목의 20.7%인 1㏊당 평균 192.5그루가 2010년 이후에 고사된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37.9%인 352.5그루는 5~10년 전에, 41.4%인 385그루는 15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2010년 이후 고사한 구상나무의 비율은 성판악등산로의 해발 1,800m 일대가 39%, 성판악등산로 해발 1,650m 일대 32.6%, 큰두레왓 일대 29.9%, 관음사등산로 해발 1,750m 일대 25% 등으로 이들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어린 구상나무의 생성이 고사목 발생에 비해 28.0%에 그쳐 구상나무 개체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연구원 측은 내다봤다. 연구원은 1990년대까지는 주로 구상나무의 노령화 및 개체 간 경쟁 등 자연적인 고사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으나 2000년대 이후 잦은 태풍과 집중강우, 적설량 감소 등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기반악화, 병해충 피해 등으로 고사 원인이 다양화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의한 고사나 생장쇠퇴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기상이변이나 병해충 피해 가능성 등 고사원인의 다양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구상나무 숲의 유지는 고사목 발생에 따른 어린나무의 확장과 생장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 돼야 한다”며 “이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체계적인 보전을 위한 추진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한국특산식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절멸위기종(threatened species)으로 지정돼 있으며, 우리나라의 지리산, 덕유산 등에도 분포하지만 한라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숲이 있다. 구과의 색에 따라 검은구상, 푸른구상, 붉은구상으로 불리는데, 암수 한 그루인 구상나무는 4~6월에 꽃이 피어 9월 계란 모양의 솔방울 열매가 하늘을 향해 곧게 서는 게 특징이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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