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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보다 인기… 美 영부인은 나 홀로 순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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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보다 인기… 美 영부인은 나 홀로 순방 중

입력
2015.03.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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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일본 방문해 일왕 면담까지… 여성교육·아동건강 위해 적극 행동

"새로운 유형의 대통령 부인" 평가

미셸 오바마가 18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도쿄 하네다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미셸 오바마가 18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도쿄 하네다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 못지 않은 역할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활동은, 특히 해외에서의 행보는 대통령이 순방 다닐 때 따라다니며 보조하는 몫이다. 역할분담은 돼 있을지라도 ‘주(主)’에 따라 붙은 ‘종(從)’의 모양새다. 그러나 적어도 형태상으로는 이러한 주종 관계를 여지없이 깨뜨리는 퍼스트레이디가 있다. 미국의 미셸 오바마(51)다.

미셸이 18일 오후 혼자 일본을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 이미 두 차례 일본을 방문했으나 미셸은 두 번 다 동행하지 않았다. 대통령 부인으로는 첫 방문이다. 정상 본인이 아니므로 ‘국빈’이라는 말을 붙이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일본 국빈방문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일왕 면담인 걸 생각하면 일왕과 면담하는 미셸은 2박3일 국빈 수준의 방문을 하는 셈이다.

미셸은 19일 오전 도쿄에서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와 미일 정부 주최의 교육관련 행사에 참석한다. 여대생 수백 명이 모인 앞에서 개발도상국의 여성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주제로 연설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이 이 사업에 협력하겠다는 사업계획도 발표한다. 아키에 총리 부인과 함께 여대생과 간담회도 갖는다. 오후에는 일왕 부부와 다과회, 아베 총리와 면담도 한다. 다음 날에는 교토를 방문해 세계문화유산인 기요미즈데라(淸水寺), 후시미이나리타이샤(伏見稻荷大社)를 방문한 뒤 캄보디아로 출발한다.

미셸 오바마가 18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도쿄 하네다국제공항에 내려 일본측의 영접을 받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미셸 오바마가 18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도쿄 하네다국제공항에 내려 일본측의 영접을 받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미셸의 나홀로 순방은 처음이 아니다. 동북아만 놓고 보더라도 한국에 혼자 온 적은 없지만 지난해 3월 중국에는 두 딸, 친정 어머니와 함께 무려 일주일 가까이 머물렀다. 2013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인 펑리위안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을 때 개인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하자 편지로 아이들과 함께 꼭 중국을 가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실현한 것이다.

미셸이 자주 나홀로 순방하는 이유는 뭘까. “남편이 대통령인 게 나와 무슨 상관?”이라는 독립 성향과 개성의 표출인 부분도 물론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자칭 ‘엄마 사령관(mom-in-chief)’이라는 별명에 숨겨져 있다. 미셸은 세상 어떤 일보다도 두 딸 교육이 최우선임을 신조로 내세운다. 미셸은 아침 4시 반에 일어나 웨이트트레이닝과 줄넘기 등으로 운동을 한다. 아이들 비만 대책으로 패스트푸드 근절과 건강 급식 보급, 운동을 결합한 ‘렛츠 무브’ 캠페인에도 앞장 서고 있다.

지난해 4월 일본을 시작으로 오바마가 아시아를 순방할 때 동행하지 않은 것도 두 딸 말리아(16) 샤샤(13)의 학교를 챙겨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2013년 시진핑 부부 방문 때도 비슷한 이유로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중국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나왔을 정도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대통령 부인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미셸은 평균 69%로 남편인 오바마의 지지율을 한참 앞서 있다. 역대 미 대통령 부인과 비교해도 직전 로라 부시의 65%, 힐러리 클린턴의 55%에 비해 높다. 미셰의 지지율은 게다가 높은 상태로 거의 변동이 없는 것도 특징이라고 한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미국 정치를 전공한 와타나베 마사히토 일본 홋카이도대 조교수는 미국 대통령 부인의 지지율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로라 부시처럼 남편을 오로지 내조하는 스타일. 이 경우 호감도는 남편의 지지율에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의료보험 개혁 등 민감한 정치 주제에서 제목소리를 내는 힐러리 같은 유형도 있다. 힐러리의 경우 지지율 등락이 로라보다 더 심하다.

그런데 변호사 출신인 미셸의 경우 국내 정책이나 외교문제 등에는 거의 발언을 하지 않으면서 여성교육이나 건강 등 특정 주제에서는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고 행동에 나서는 새로운 유형이라는 것이다. 와타나베 교수는 미셸에 대해 “내조하는 아내이면서 어머니인 전통적인 모습을 지니면서도 독립한 직장 여성의 면모도 있다”며 “새로운 유형의 미국 대통령 부인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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