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통일신라 생활상 드러낸 '천년 王城'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통일신라 생활상 드러낸 '천년 王城'

입력
2015.03.18 16:32
0 0

경주 월성 시굴조사 터 24기 발견… 안압지 같은 인공 연못 추정 유구도

경주 월성(月城) 터에서 발굴된 평기와. (왼쪽 두번째부터) '한(漢)' '의봉4년(儀鳳四年)' '습(習)’ 이라고 새겨진 글자를 통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던 7세기 무렵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경주 월성(月城) 터에서 발굴된 평기와. (왼쪽 두번째부터) '한(漢)' '의봉4년(儀鳳四年)' '습(習)’ 이라고 새겨진 글자를 통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던 7세기 무렵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신라의 궁성인 경주 월성(月城·사적 제16호)에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통일신라 시대의 생활상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월성 시굴조사에서 통일신라 말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집터와 유물 다수를 발견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에 현장에서 공개된 시굴지역은 월성의 중심으로 여겨지는 C구역 내 3만4,000㎡다. 연구소가 지표에서 30cm 깊이로 64개의 시굴갱을 파 조사한 결과 총 24기의 유구(遺構·구조물 터)가 발견됐다.

발굴지 동쪽에 몰려있는 6개의 건물지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폭, 길이가 7m, 28m에 달하는 회랑 형태의 건물지다. 건물 북쪽에는 총연장 70m에 달하는 담장 흔적이, 북동쪽 뒤편에는 폭 50㎝의 배수로가 발견되는 등 월성의 건물들이 일반적 수준보다 훨씬 컸음을 짐작케 했다.

발굴지 서쪽에서는 인공연못으로 추정되는 폭 52.1m, 길이 22m의 타원형 유구도 발견됐다. 어창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과거 물이 있었던 장소에서 나타나는 회색 점토층이 발견됐다”며 “안압지와 같은 인공 연못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월성 북동쪽 동궁(東宮)과 월지(月池·사적 제18호)에 있는 안압지도 시굴 당시에는 형태만 나타났으나 발굴 과정에서 물을 담기 위한 대규모 축석이 발견됐었다.

무더기로 발굴된 토기와 기와의 양식은 월성 외곽의 해자, 분황사,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된 유물과 유사하다. 특히 기와 중에는 ‘의봉 4년(儀鳳四年)’‘습(習)’‘한(漢)’자가 새겨진 평기와가 발견됐다. 의봉은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뤄낸 시기 중국을 통치한 당나라 고종의 9번째 연호로 의봉 4년은 679년을 의미한다. 습과 한은 각각 신라 왕경 6개 행정구역 중 하나인 습비부와 한기부를 뜻하는 것이다. 기와지붕의 끝 부분에 설치되는 수막새(원형 기와)도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시대의 것이 두루 발견됐다.

심영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이번 조사는 시굴조사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건물 매장 형태만 알 수 있을 뿐이지만 발견된 건물은 통일신라 월성의 마지막 형태로 추정된다”며 “본격적으로 발굴 작업이 진행되면 더 많은 유적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번 시굴조사 결과를 20일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회의에 보고한 후 본격적인 정밀 발굴조사에 돌입한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