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잇따라 괴한들에게 뚫리자 비밀경호국(SS)이 거액을 투입, 백악관 실물 모형을 만들어 요원 훈련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지프 클랜시 백악관 비밀경호국장은 17일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2016회계연도(올해 10월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요원 훈련용으로 사용될 백악관 실물 모형 건설을 위해 800만달러(90억원)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메릴랜드주 벨츠빌에 있는 주차장을 활용한 현재 훈련 시설은 실제 백악관과 크기도 같지 않고 유사한 모양의 숲이나 분수, 차량 출입문, 바리케이드, 가로등 등도 없어 모의 훈련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회가 관련 예산을 승인하면 백악관에서 20마일(30㎞) 떨어진 메릴랜드 주에 백악관 복제품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일에 투입된다”며 “실물 모형이 완성되면 더 실제적인 환경에서 각종 시나리오에 기반을 둔 훈련과 연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밀경호국은 지난해 9월 흉기를 든 남성이 백악관 내부 이스트룸(East Room)까지 침입한 데 이어 한 달 뒤 또 다른 남성이 담을 넘었음에도 이를 바로 저지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 무장한 사설 경호원이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승강기에 탑승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심각한 ‘경호 실패’ 논란에 휘말렸다. 이 때문에 줄리아 피어슨 전 국장이 옷을 벗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고, 클랜시 국장이 수장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최근 또 다시 비밀경호국 고위직 요원 2명이 술을 마신 채 관용차를 몰다가 백악관 바리케이드를 들이 받은 혐의로 상급 기관인 국토안보부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클랜시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해당 사건을 닷새가 지나서야 알았다고 밝혀 비밀경호국의 기강 해이 논란이 재점화 됐다.
그는 “당연히 보고를 받았어야 했다. 보고 누락에 대한 책임 소재도 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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