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만으로 선발하는 미국 뉴욕의 공립 영재학교(특수목적고) 신입생 대다수를 아시아계 학생들이 싹쓸이하자 인종 다양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최근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뉴욕에 있는 8개 명문 특목고의 신입생 가운데 아시아계가 잇따라 50%를 넘어서자 흑인, 히스패닉계는 물론 심지어 백인 학생들의 진입 기회가 박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최근 뉴욕의 8개 명문 특목고 신입생 5,103명 가운데 흑인은 5%, 히스패닉계는 7%에 그쳐 전년과 같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반면 아시아계 신입생 비율은 무려 52%에 달했다. 백인 학생은 28%를 점했다.
특히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특목고 스타이브슨트는 전체 신입생 953명 가운데 흑인은 고작 10명에 그쳤다. 이 학교 재학생 가운데 아시아계 비율은 무려 73%나 된다. 반면에 백인은 22%,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비율은 합쳐서 3%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뉴욕 공립고교 신입생 비율은 흑인이 30%, 히스패닉계 40%, 아시아계 1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시 교육감 카르멘 파리냐는 최근 성명에서 “뉴욕에 있는 특수목적고도 뉴욕 인구의 인종 다양성을 반영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선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진보 성향의 빌 더블라지오 시장도 찬성하고 있다. 뉴욕시는 지난해부터 기존 입학 시험 성적뿐 아니라 내신(학교 성적), 출석 현황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주는 1971년부터 주법에 따라 특목고의 경우 입학시험(SHSAT) 성적만을 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수목적고가 저소득층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명문 사립고교 수준 교육을 무상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이브슨트 학교의 경우 재학생 절반 가량이 급식 지원을 받을 정도로 저소득층 출신이다. 스타이브슨트 재학생 4명 중 1명 꼴로 하버드대 등 미국 동부 명문 사립대에 진학하고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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