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kt와 LG의 시범경기가 열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는 경기 개시(오후 1시)를 앞두고 평일 한낮임에도 적지 않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14일 문을 연 케이티위즈파크는 개장 경기에서 2만석 매진을 기록했고, 15일에도 1만5,000명이 들어찼다. 그러나 개장 2연전이 주말에 열린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7일 경기가 올 시즌 kt의 흥행 여부를 미리 볼 수 있는 잣대였다.
이날 케이티위즈파크에는 3,000명의 관중이 양쪽 내야석을 제법 메웠다. 8년 만에 다시 프로야구가 열리는 수원 시민들의 호기심과 기대치가 컸던 데다 주말 개막 2연전을 통해 처음으로 구장을 방문한 팬들의 호평이 입소문을 타고 퍼진 덕이다.
대대적인 구단 홍보마케팅의 결실이기도 하다. 야구장을 지나는 버스 정류장 이름을 ‘케이티위즈 정류장’으로 이름을 바꿨고, 인근의 정류장 8군데에 야구공 모형을 설치해 야구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케이티위즈파크는 기존 수원구장을 리모델링한 것이지만 온전히 새 구장을 지은 수준이다. 2013년 7월17일부터 약 1년5개월 간 337억원을 들여 기존 수원구장을 리모델링했다. 관람석이 1만4,465석에서 2만122석으로 늘었고 펜스와 불펜, 의자 등을 모두 개보수했다.
달라진 수원구장의 하이라이트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전광판이다. 국내 최초의 메이저리그식 전광판으로 구단 마케팅 담당자가 직접 미국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마치고 돌아와 주문 제작한 것이다. 설치 비용으로만 20억원을 들인 전광판만 보고 있어도 다양한 데이터로 야구를 즐길 수 있다. 전광판 옆 통 유리로 설치된 스포츠펍은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야구를 보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야구장 내 최고 명소다.
아울러 케이티위즈파크엔 이미 각종 광고물 부착이 완료돼 마치 정규시즌을 치르는 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졌다. 보통 이 기간엔 광고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구단이 대부분이라 야구장도 썰렁할 수밖에 없다. 또 프로야구 최초의 여성 장내 아나운서 박수미씨와 KIA에서 일했던 베테랑 응원단장 김주일씨를 영입했으며 프로야구단 최초로 자체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치어리더 등 탄탄한 ‘응원 진용’도 갖췄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의 홈 구장이었던 이 곳은 당시에는 야구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응원단과 관중 수가 비슷한 날도 허다했으며 현대가 가을 야구 단골 팀이었음에도 포스트시즌에서조차 매진된 경기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2007년 10월5일 현대의 수원구장 고별전에 당시 한화 투수로 선발 등판했던 유원상(LG)은 “정말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그 때와 비교하면 국내 최고급 야구장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수원=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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