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60) SK 감독은 올 시즌 타선의 키 플레이어로 8번 정상호(33)를 지목했다. 하위 타선에서 정상호가 일발장타를 쳐준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김무관(50) 타격코치나 김 감독은 그만큼 정상호의 타격 재능을 믿고 있다.
아직 뚜껑을 열기 전이지만 정상호는 코칭스태프의 기대대로 시범경기부터 매서운 타격 감을 뽐내고 있다. 그는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에서 2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4-1로 앞선 6회 2사 2ㆍ3루에서 3번 이재원의 대타로 나서 쐐기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고, 8회에도 좌전 안타를 추가했다. 이날 경기까지 정상호의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4할5푼(20타수 9안타)에 1홈런 6타점. 장타율은 무려 8할에 달한다.
공격뿐만 아니라 포수로서 투수 리드도 돋보였다. 올 시즌 필승 계투조 정우람-윤길현의 무실점 피칭을 이끌어냈다. 특히 햄스트링 부상을 떨쳐내고 이날 첫 등판한 마무리 윤길현이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리드를 했다. 직구 제구가 잘 안 되자 주무기 슬라이더 위주의 사인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도왔다.
-시범경기 타격감이 상당히 좋아 보이는데.
“캠프에서 연습했던 것을 점검하고 있다. 크게 의식하지 않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타격 시 타이밍 자체가 조금씩 늦는데 이를 고쳐야 한다.”
-장타율(0.800)이 돋보인다.
“기분은 좋지만 신경은 안 쓴다. 지금 감각을 시즌 때까지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
-공격력에 대해 코칭스태프의 기대가 커 부담도 됐을 텐데.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연습 경기에 나가는 것이 들쭉날쭉해 애를 좀 먹었다.‘20홈런은 쳐야 한다’는 말을 워낙 많이 들어 부담이 있긴 했다.”
-필승조 정우람-윤길현의 공을 연이어 처음 받아봤는데.
“아직 (공이) 왔다갔다 한다. 게임 감각만 살아나면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안 아프고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이다. 꾸준히 나가서 뛰다 보면 좋은 기록도 따라올 것이다.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물론 좋겠지만 크게 얽매이지는 않겠다.”
광주=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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