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7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당장 바꾸거나 손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LTVㆍDTI 규제 완화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지긴 했지만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통한 서민경제 지원’이라는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 위원장은 “부동산중개업, 인테리어업체, 이삿짐센터 등 주택 관련 종사자가 200만명을 넘고 이들 대부분이 서민”이라며 정부의 규제완화정책이 부동산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도 적잖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관계당국이 참여하는)가계부채협의회를 통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듯이 가계부채를 면밀히 조사하고 필요 시 부분적, 미시적 해법을 찾을 것”이라며 “금융사들도 정부가 손실을 책임져주는 게 아닌 만큼 대출할 때 상환능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 위원장은 “자본시장 활성화가 내 최대 관심사”라며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이 특성에 맞게 경쟁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거래소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3개 시장을 함께 관할하는 한국거래소 체제를 개편, 코스피에 비해 자금유입이 덜한 코스닥, 코넥스 시장을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자금 공급처로 키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인수합병(M&A) 활성화도 모험자본 육성 방안으로 제시됐다. 임 위원장은 국내 금융자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연기금 운영에 국내 금융사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회사 감독 쇄신의 구체적 방안으로 임직원 개인에게 문답서와 확인서를 받는 절차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법규를 위반한 임직원을 마치 수사기관처럼 취조하던 관행을 없애겠다는 것으로, 개인 제재는 금융사 자율에 맡기겠다는 원칙을 뒷받침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임 위원장은 기관경고 처분을 받은 금융사에 신규업무 진출을 금지하던 조치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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