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서 집권당 20~22석
중도 좌파연합 24~26석 확보할 듯
1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비타협적인 외교 정책으로 미국 정부를 비롯해 우방국으로부터도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재선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전체 유권자 580만여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제 20대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원을 뽑기 위해 1만119개 투표소로 향했다. 전체 120석의 주인을 가리는 이번 총선은 선거 초반부터 ‘네타냐후 심판대’로 여겨져 왔다.
강경 보수파로 9년간 총리직을 수행한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은 지난해 가자지구 교전 당시 상승한 이후, 이란 핵협상이나 팔레스타인 문제 등과 관련해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하락을 면치 못했다. 특히 지난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반대에도 미 의회 연설을 강행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 13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리쿠드당은 20~22석을 확보, 중도 좌파인 시오니스트연합(24~26석)에 뒤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수세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는 우파 유권자들의 결집을 유도하기 위해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그는 16일 이스라엘 뉴스 사이트 NRG와의 인터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건립을 허락하지 않겠다”며 “누구든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립하려 하거나 점령지에서 철수하려 한다면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는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 세력에 땅을 내주는 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09년 “팔레스타인의 비무장화를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를 상호인정하고 평화정착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해 평화협상 진전을 꾀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15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마지막 주말 유세에서 “진정한 위험은 좌파가 집권하는 것”이라며 “리쿠드가 집권하는 한 예루살렘이 분리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이삭 헤르조그 노동당 당수가 주도하는 시오니스트연합은 네타냐후 총리가 안보 문제에 집중하는 사이 민생문제 해결을 앞세우며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8~13년 사이 이스라엘의 주택 가격은 55%, 임대 비용은 30%나 오르는 등 국민들은 주택난에 시달리고 있다. 헤르조그 노동당 당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를 상호 인정할 것이며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을 재개하겠다”고 역설해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정면으로 맞섰다.
하지만 여러 정당이 표를 나눠가져 과반수 정당이 등장하기는 어려운 만큼 선거 후 정당간 연정 구성이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쿠드당과 보수 군소 정당이 연정을 꾸려 네타냐후가 연임에 성공할 수도 있지만, 우파 정당과 좌파 정당이 연정을 꾸릴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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