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못된 선수였다. 쓰레기 같은 짓을 많이 했다.”
재일동포 3세 정대세(31ㆍ사진·수원 삼성)가 자신의 ‘과거’를 솔직하게 반성했다.
정대세는 브리즈번 로어(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조별리그 3차전을 하루 앞둔 17일 호주 골드코스트 만트라 호텔에서 최근 그의 팀 플레이에 대한 주변의 칭찬을 전해 듣고 “2년 동안 내가 한 일을 모르고 하는 칭찬 같다. 그 동안 나는 팀워크를 해치는 쓰레기 같은 짓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정대세는 2013년 수원에 입단했다. 첫 시즌 23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넣었다.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욕심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어려서부터 해외에서 뛰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 일본에서도 수비는 안하고 공격만 했다. 공격수는 골이 전부라고 생각했다”며 “수원에 와서도 득점 외의 플레이는 대충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팀을 생각하지 않았던 정대세는 지난해 깊은 수렁에 빠졌다.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로저(30)에게 밀리면서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았다. 지난해 7골에 그치면서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 대해 “사회 부적응자 같았다. 너무 굴욕적이었다. 내 축구에서 치욕적인 한 해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정대세는 지난해 10월 아들 태주를 얻은 뒤 변하기 시작했다.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다. 그는 “아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렸다. 아들이 날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어이 없는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감정을 다스렸다”고 전했다.
플레이 스타일도 바꿨다. 골에 대한 욕심보다는 팀 승리에 집중하고 있다. 정대세는 14일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47분 염기훈(32)의 결승골을 배달했다. 그는 “이제는 자만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벤치로 밀릴 수 있다는 공포심도 있다”면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가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도 팀을 위한 플레이다. 팀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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