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kt 감독은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외야수 김사연(27)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시범경기에서 팀 내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사연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팀 창단 후 첫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한 주인공이다.
장타력과 기동력, 수비 실력까지 겸비한 팔방미인이다. 이날 전까지 시범 7경기에서 타율 2할4푼에 1홈런, 1타점, 2득점을 올리며 조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게다가 조 감독이 막내 구단의 수장으로서 가장 걱정하는 수비 면에서도 김사연만 보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지난 15일 수원 두산전에서는 3회 오재일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조 감독의 구상은 김사연을 이대형과 함께 테이블세터에 배치하는 것이다. 조 감독은 그러기 위해 최근 김사연에게 따끔한 충고도 건넸다. 그는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 어떤 구질을 갖고 있는지 분석하고 예측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지금 한 경기에서 안타 한 개 쳤다고 만족하고 넘어가선 안 된다. 팀을 위한 희생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사연이 될성 부른 떡잎이라는 건 조 감독의 말을 듣기라도 했듯 곧바로 경기에서 실천했다는 점이다. 17일 경기에 톱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사연은 1회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LG 선발 임지섭을 8구까지 괴롭혔다. 주자가 1루에 있던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3구 만에 유격수 쪽 내야안타로 선제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4번 김상현의 적시타 때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5회에도 1사 후 LG 두 번째 투수 전인환의 6구째를 공략해 깨끗한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조 감독의 조언처럼 이날은 단순한 안타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파악하고, 상대 투수와 끈질긴 승부를 벌이는 톱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 성적은 4타수 2안타 1득점.
김사연은 2007년 신고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가 3년 동안 2군을 전전한 끝에 군 복무를 마치고 방출됐다. 넥센에 다시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역시 1군 입성은 쉽지 않았다. 그러다 2013년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kt의 호명을 받고 마지막 팀이라는 각오로 열정을 태우고 있다. 김사연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정규시즌에서도 보여준다면 kt는 이대형과 함께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1, 2번 타순을 구축할 수 있다.
수원=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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