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밑으로 고속도로가 뚫리는데도 제대로 된 설명 한번 듣지 못했습니다. 안전하다고 하는데 땅이 꺼질까 잠을 못 잡니다.”
제2외곽순환 고속도로 인천-김포 지하 터널 구간이 지나는 인천 동구 송현동과 금창동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1월부터 지하 터널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고속도로 시행사인 인천김포고속도로㈜ 등을 상대로 안전과 보상 대책 마련, 정보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17일 주민들에 따르면 인천 중구 신흥동부터 청라를 거쳐 김포 양촌면 양곡리를 잇는 28.57㎞의 고속도로 중 터널 구간은 신흥사거리-북항 5.5㎞이다. 지하 터널 공사는 현재 신흥사거리에서 배다리 철교 인근까지 진행된 상태다.
대책위 총무 지윤숙(56·여)씨는 “다른 지하 터널 구간은 지상에서 터널까지 깊이가 35m에 이르지만 220가구가 사는 배다리 철교-송현시장 2.5㎞ 구간은 깊이가 19.6m 밖에 안 된다”며 “이 일대가 뻘을 메운 매립지인데 깊이가 안전할 만큼 충분한지, 공사 후에 싱크홀이 생기지는 않을지 매우 불안하다”고 말했다. 주민 장회숙(58·여)씨는 “지하를 뚫는 공사가 진행되는 곳에선 아침저녁으로 다이너마이트 폭발음이 들려 잠을 못 잔다”며 “도시가스, 정화조 조차 없이 낙후된 동네가 10년째 도시재생촉진지구로 묶여 재산권 행사 등을 못해 피해를 봤는데 이제는 터널까지 뚫리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공사 구간과 인접 지역 주민들을 위한 설명회 개최, 지질검사 결과 등 정보 공개, 실질적인 보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행사 관계자는 “2013년과 2014년 2차례 동구에서 주민설명회를 열려 했으나 주민들이 공사 추진을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냐며 반대해 무산됐었다”며 “기술적인 검토를 충분히 거쳐 안전하게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보상은 한국도로공사가 맡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인천-김포고속도로는 2012년 3월 착공했으며 2017년 3월 개통 예정이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