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진쥔(李進軍ㆍ59ㆍ사진)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부부장이 신임 주북한 중국대사로 갈 것으로 보여, 북중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5년간의 임기를 마친 류훙차이(劉洪才ㆍ60) 전 주북한 중국 대사는 원래 자리로 복귀했다.
17일 대외연락부 인터넷 사이트에 따르면 류훙차이는 5명의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 중 첫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최근까지 부부장 중 한 명으로 소개됐던 리진쥔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류 전 대사가 임기를 마치고 이미 지난달 귀국한 상태”라며 “리 부부장이 신임 주북한 대사로 내정돼, 북한 측과 주재국 동의(아그레망) 등 부임 절차를 진행 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번 주북한 중국 대사의 교체는 류 전 대사의 임기가 만료된 데 따른 정기 인사 차원이지만 2013년2월 북한의 3차 핵 실험 후 북중 관계가 극도로 악화해 온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자연스레 관계를 복원할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귀임하는 류 전 대사는 부부장 중 첫 자리를 차지함에 따라 왕자루이(王家瑞ㆍ66) 대외연락부장의 후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단 기간 내 회복되긴 힘들다는 게 외교가의 분위기다. 북중 간 갈등의 핵심인 핵 문제는 국가적 전략이 서로 충돌, 해결되기 쉽지 않은 사안이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그 동안 북한에 관계 개선 신호를 계속 보내 왔다.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는 지난해 12월 주중 북한대사관을 직접 찾아 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추모했다. 중국은 또 지난 1월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축전도 보냈다. 지난 8일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 “양측이 편리한 시기를 봐야 한다”며 운을 띄우기도 했다. 그러나 한 외교관은 “중국은 이미 문을 활짝 열어 놓았지만 북한이 중국의 정책에 불만이 커 스스로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라며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리 신임 대사는 장쑤(江蘇)성 출신으로 상하이(上海)외국어학원을 졸업하고 독일에서 유학한 뒤 대외연락부 서유럽국장, 주미얀마 대사, 주필리핀 대사 등을 지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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