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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불미스러운 과거와 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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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불미스러운 과거와 절연"

입력
2015.03.1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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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개입 의혹 등 문제점 시인

용산참사 폭동 비유엔 사과도

野의원들 이념 편향 집중 추궁

국정원 개혁 지적엔 "시간 두고"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여야는 16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 개혁 의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과거 이 후보자가 쓴 언론 기고를 근거로 이 후보자의 이념적 편향성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국정원 점진적 개혁에 방점, 과거 기고문은 사과

이 후보자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대체로 문제점을 시인했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국정원의 정치 개입은 국정원을 망치는 길”이라며 "국정원은 불미스러운 과거와 절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정원 스스로도 반복되는 정치 논란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정원을 만들려는 열망에 차있다"면서 "국정원의 개혁은 중단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점진적 개혁에 방점을 뒀다. 그는 ‘국정원이 대북한정보 수집이나 대테러 업무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다면 권력 기관이라는 얘기를 듣지 않았을 것’이라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국정원 개혁의 요체는 바르게 운영하는 것”이라면서도 “(국정원 개혁은) ‘쾌도난마’ 식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 후보자의 개혁의지 부족을 문제 삼았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후보자가)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조직적 선거 개입은 불가능하다는 글을 쓴 것을 보면 국정원 조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사려 깊지 못했던 점이 있었다”며 기고문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이념적 편향성을 집중 성토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2009년 한 언론 기고에서 용산 참사를 ‘폭동’에 비유한 데 대해 “어휘가 부적절했고 그 용어 때문에 상처받으신 분이 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그 글은 아무리 아픈 사연이어도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지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그러나 기고문에서 ‘햇볕정책은 북을 돕는 이적행위’라는 식으로 주장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표현한 기억이 전혀 없다”며 비켜갔다. 그는 “햇볕정책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롭고 훌륭한 구상이며 언젠가 북한이 진정성 있게 나오면 그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단지 햇볕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북한이 이를 악용하지 않았나 하는 부분은 아쉽다”고 밝혔다.

5.16 쿠데타 용어 결국 동의

이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이 5ㆍ16쿠데타에 대한 역사 인식을 추궁하자 “이 사건은 국가 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가 됐다”면서도 “쿠데타 용어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다”는 식으로 비켜갔다. 하지만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자 마지막엔 “정회시간에 연구했다. 법률적으로, 학술적으로 쿠데타라고 하는 것을 다시 봤다. 그 정의에 동의한다”고 물러섰다.

이 후보자는 최근 논란이 제기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에 대해서는 진실 규명을 약속했다. 국정원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공작’을 벌였다는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폭로와 관련해 그는 “당혹스럽다”며 “(국정원이) 사실 관계를 알아보고 있다는 보고는 받았으며 원장이 되면 (진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 후보자는 정치외교 현안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국내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드는 주권에 관한 것이고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공격을 대비하려면 어떤 정책 옵션도 배제해선 안 된다”면서도 “정책 결정에 관한 소견을 말씀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민간부위원장의 ‘비합의적 통일’ 발언에 대해서는 “흡수통일론이 나온 자체가 사려 깊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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