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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사람다운 모습 찍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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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사람다운 모습 찍었죠"

입력
2015.03.1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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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까지 인천 배다리에서

사진작가 신미식씨.
사진작가 신미식씨.

인천 금곡동 동인천역에서 시장을 가로질러 헌책방거리에 다다르면 간신히 찾아낼 수 있는 작은 전시장 배다리에 에티오피아 가족들의 흑백 사진이 여럿 걸렸다. 가장 가난한 에티오피아인들, 그러나 사진 주인공들의 환한 웃음에서 가족의 정이 넘치는 사진들이다. 즉석에서 뽑아 액자에 끼운 가족사진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도 사진에 담겼다.

아프리카 사진으로 유명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신미식(53)은 이 ‘에티오피아 가족사진’ 전시가 “가장 하고 싶었던 전시”라고 했다.

신미식은 7년 전 아프리카를 여행하던 중 우연히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흔히 예가체프로 알려진 도시)에 도달했다. 그가 회고하는 이르가체페와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도착한 다음 날이 일요일이었어요. 교회 마당에서 마을 사람들이 흰 옷을 입고 예배를 드리는데 햇빛이 마당에 쏟아지는 거예요. 셔터를 누르면서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신미식은 특별한 감동을 준 이르가체페와 시다모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가족사진을 찍고 그 자리에서 인쇄해 전달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유명한 커피 산지로만 알고 있었던 이르가체페가 이제는 제 2의 고향처럼 마음 편히 방문하는 마을이 됐다.

9년 전부터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사진전을 열었던 신미식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신발을 선물하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마다가스카르를 테마로 한 카페도 서울 청파동에서 운영 중이다.

하지만 그는 아프리카가 머나먼 오지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장소로 보이길 바란다고 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아프리카의 모습은 대부분 관광객들을 위해 보여주는 연출된 광경입니다. 그런 사진은 전시하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풍경이 아니라 사람을 찍어 왔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사람다운 모습, 정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에티오피아 아이들에 둘러싸인 신미식씨. '에티오피아 가족사진' 전시작품이다. 신미식 제공
에티오피아 아이들에 둘러싸인 신미식씨. '에티오피아 가족사진' 전시작품이다. 신미식 제공

그는 인천의 사진 전시공간 배다리까지 일부러 찾아가 먼저 전시를 제안했다. 이상봉 작가가 2012년 설립한 배다리는 인천 밖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 최민식을 비롯해 유명한 사진작가들이 사진전을 열었던 장소다. 또 인천사진아카이브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지역에 사진 문화를 보급하는 전시장이기도 하다. 이 후미진 전시장을 일부러 찾아간 이유에 대해 신미식은 “가족사진을 찍는 소박한 마음으로 사진전을 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다리를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전시는 4월 1일까지 열린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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